[프로야구] 김태균과 이정훈코치

중앙일보

입력

'소년 장사' 뒤에는 '악바리' 가 있었다.

쓸만한 재목도 제대로된 목수를 만나야 빛이 나는 법. '라이언 킹' 이승엽 (삼성) 이 "박흥식 코치 (삼성) 의 지도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 고 말하듯 스타 뒤에는 언제나 뛰어난 지도자가 자리잡고 있다.

17일 대전 한화 - 기아전. 경기에 앞서 최근 한참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새내기 김태균 (19.한화) 은 이정훈 (38) 코치가 던져주는 공에 맞춰 배팅연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도 40개정도 더 방망이를 휘두른 뒤 숨을 헐떡이던 김태균은 "2군 시절 이코치와 훈련할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다. 그땐 정말 죽을 맛이었다" 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난겨울 동계훈련때부터 시즌 개막후 한달이 지날때까지 2군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그를 전담해 지도한 사람은 이정훈 2군 타격 코치. 현역 시절 악바리로 유명했던 이코치는 뺑뺑이 돌리듯 김태균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아침 7시 기상후 곧바로 2시간동안 스트레칭과 런닝, 그리곤 오전 타격훈련. 오후 들어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과 특타로 이어졌다. 저녁 식사후 쉴 만하면 숙소로 "지금 뭐하니, 훈련하자" 라는 이코치의 전화가 어김없었다. 김태균은 "오죽했으면 전화코드를 빼놓았겠어요. 그런데도 방까지 처들어오시는 데는 두손 들고 말았어요" 라고 말했다.

덕분에 5월 중순 1군에 올라온 뒤 김태균은 맹타를 과시하고 있다. 이날도 2회 2점 홈런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쳐냈다. 이정훈 코치도 김태균의 지도를 높이 평가받아 지난 6월 1군으로 올라왔다. 대전 =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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