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아롱타령·상사별곡·온정가 … 조선 후기 유행가 들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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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혜숙 명창

“우리 부모가 날 길러서 세상 공명 보려고 나를 길러냈나. 아리롱 아리롱 아라리요 아리롱 얼씨구 나를 넘겨주소. 물 길러 간다고 강짜를 말고 부뚜막 밑에다 지성을 빌어라. 아리롱 아리롱 아라리요 얼씨구 절씨구 넘겨넘겨 주게.”

 ‘아리랑’의 한 종류인 ‘아롱타령’의 일부다. 후렴부가 ‘아리롱’ ‘아롱’으로 구성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우리 고유의 정겨운 리듬이 담겨 있다.

 ‘아롱타령’ 등 경서도잡가 10바탕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소리보존회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8일 오후 4시 서울 한국문화의집 무대에 올리는 ‘경서도잡가 복원 연주회’에서다. 경서도는 경기도와 서북지역(황해도·평안도)을 아우르는 이름. 잡가(雜歌)는 조선 후기 서민층이 부르던 음악을 가리킨다. 옛 양반 상류층에서 즐기던 풍류 음악이 대중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요즘으로 치면 유행가쯤 된다.

 이번 공연에선 ‘상사별곡’ ‘ 온정가(溫井歌)’ ‘난봉가재담’ ‘의주산타령’ ‘청천강수’ 등 그간 제목으로만 전해지던 잡가 120여 곡이 복원돼 선보인다. 복원 사업에는 유옥영(중앙대 강사)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한윤정(신민요연구회 회장), 유명순(서울소리보존회 상임이사), 조유순(경기민요 이수자) 등이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유옥영 연구원은 “잡가는 산업화에 밀려 서서히 잊혀졌지만 국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트”라고 말했다. ‘방물가’ ‘청천강수’ 등을 부를 남혜숙(71·서울소리보존회 이사장) 명창은 “우리 전통예술의 다양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무대에는 남씨를 비롯해 김유리(서도소리 이수자), 박진선(경기민요 이수자) 명창 등이 오른다. 장학선·이진홍·김경복·최명선·조모란 등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소리꾼도 재조명할 예정이다. 전석 무료. 02-353-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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