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높으면 짒값 오른다는 '상식' 깨졌다네요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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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오르고 있지만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전세/매매가격의 비율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집값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높아지면서 전세 비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10월 현재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 62.6%, 서울이 54%로 집값이 많이 오르던 2002년 12월경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거 전국 최고점은 2001년 10월 기록인 전국 69.5%, 서울 64.5%였다.

과거 전세가율이 상승하면 전셋값에 조금 돈을 보내면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 매수세 증가로 집값이 올랐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박재룡 연구원은 “지금은 단기간 내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어 집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가계 부실 채권 증가 우려 수준

실물경기 위축과 가계부채의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하며, 주택담보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당분간 주택 거래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가계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올해 3월 말 0.71%에서 6월말 0.76%, 9월말 0.8%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9월말 0.86%로 지난해 말(0.61%)보다 높다.

서울의 경우 전세가율이 충분히 높지 않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전세가율이 6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서울의 경우 아직 54% 수준이다.

정부가 그동안 발표한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중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이 아직 처리 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정책이 불확실하니 많은 주택 수요가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전세가율이 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이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매매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보기 어렵다”며 “막연한 상승 기대감을 받기보다는 시장 전반에 대한 상황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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