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최초로 '맥킨지' 입사 한인 청년

미주중앙

입력

조지워싱턴(GW)대에 재학중인 한인 학생이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맥킨지&컴퍼니에 입사해 화제다. 주인공은 경영대 4학년생인 김재중(23·사진)씨.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 온 그는 GW 학부생으로는 최초로 맥킨지 입성에 성공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김씨가 지원한 시카고 오피스의 경우 15명 모집에 전국에서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현지 학생들도 들어가기 힘든 곳에 아직 학부 재학생인 김씨가 입사하게 됐다는 소식에 학교 관계자와 학생 등 모두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GW 경영대 관계자는 “학부 졸업을 앞두고 맥킨지에 입사한 경우는 개교 이래 유학생과 현지 학생을 포함해 김재중씨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평범한 한인 학생에서 이제 미국 학생들 앞에서 취업 강연을 하고 인터뷰 요령을 조언해주는 ‘취업 선배’가 됐다. 지난 27일에는 교내 커리어 센터에서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교육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향후 저소득층 중고교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도 설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대로 의사집안이라고 들었는데 경영학과 컨설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의사다. 다른 한국 부모들처럼 의대 아니면 법대에 가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익히 봐온 의사의 삶보단 기업인의 삶에 더 관심이 가 경영학과를 택했다. 컨설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세 가지다. 어느 분야든 요구하는 분석 능력을 기를 수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항상 배울 수 있으며, 팀워크를 통해 네트워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점, 경력 등 스펙(specification) 관리와 학교생활은 어땠나.
 “특별한 스펙은 없다. 학교 기숙사에서 일한 것이 첫 인턴 경험이었다. 그 후 교내 한인 비즈니스 클럽을 거쳐 미국 학생들 중심인 ‘재정 투자 클럽(Finance & Investment Club)’의 부회장을 맡았다. 딱히 롤모델이 있기 보단 주변 친구들과 함께 성공적인 미래를 꿈꾸며 서로 동기부여를 했다. 절친한 친구인 쇼트트랙 선수 이정수·조수훈이 각각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한국 동계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큰 자극이 됐다.”

 -어떻게 맥킨지에 입사할 수 있었나.
 “인터뷰 기회를 얻기 위해 ’링크드인(LinkedIn)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컨설팅회사 관계자들에게 1000통이 넘는 이메일과 전화를 돌렸다. 막무가내로 연락을 해 링크드인 계정이 두 번이나 차단되기도 했다. 그 중 5%인 50여명에게서 답이 왔는데 맥킨지는 아예 GW대 학생과는 인터뷰를 안한다고 거절했었다. 결국 보스턴 컨설팅(BCG)과 베인&컴퍼니에서 인터뷰 기회를 얻었고 ‘실력을 봐달라’며 수차례 더 연락한 끝에 맥킨지에서도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처음 BCG에서의 인터뷰는 너무 긴장해 잘 안됐고 베인에서도 차트분석이 부족해 떨어졌다. 마지막 인터뷰였던 맥킨지에서는 두 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긴장감과 차트분석력을 보완해 합격할 수 있었다.”
 
 -컨설팅 업계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컨설팅 회사들은 크게 문제해결 능력과 잠재성을 본다. 특히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영향력,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리더십을 중시한다. 인터뷰 기회를 얻으려면 이런 점들을 이력서에 반영해야 한다. 문제해결 능력을 위한 사례 연구도 필수다. 먼저 확실한 우선순위를 정한 후 학업과 취업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간관리도 중요하다.”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인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한인 학생들의 능력과 열정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편안한 공간(comfort zone)’이 있는데 한인 학생들은 여기서 나오려는 시도가 부족한 경향이 있다. 기회를 얻으려면 끊임없이 자신의 공간을 넓혀나가야 한다. 공석에서 말하는 것도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지만 계속 시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승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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