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이란 등 틈새시장 뚫는 중국 올 자동차 수출 100만대 돌파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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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올 해외수출 규모가 1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토종 자동차의 수출이 100만 대를 돌파하는 것은 2002년 해외 수출을 시작한 이후 꼭 10년 만이다.

 중국은 2002년 2만2000대의 수출을 기록하면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2008년까지 가파른 속도로 수출 규모를 키웠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2009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2010년 다시 수출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80만 대를 돌파했다. 이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져 1~10월 수출 실적이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올 수출이 100만 대를 돌파하면 10년 만에 그 규모가 50배 불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수출 내용과 배경에서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먼저 중국차의 주요 공략 지역이다. 중국차의 최대 수출시장은 알제리·이란·이라크·러시아·칠레 등이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경쟁도 심하지 않은 지역들이다. 이곳에선 차량의 품질보다는 가격이 구매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중국차들이 주요 선진국 시장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면서 이들 시장에선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중국차들은 정작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구매력이 한껏 높아진 중국 부유층이 독일·한국·일본·미국 등 글로벌 대표 자동차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체리·지리·그레이트월 등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판매 물량을 모두 합해도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3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최근 중·일 간 영토 분쟁 이후 일제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때도 중국차 업계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차를 배격했지만 그렇다고 중국차를 산 것도 아니었다. 일본차 대신 눈을 돌린 쪽은 독일·한국 브랜드였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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