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반테러 계획에 중동 경제요인 고려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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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테러 계획에는 중동지역의만성적 실업 등 경제적 요인도 고려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인 제임스 플래니건은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칼럼에서미국인들이 테러참사에 환호하는 중동 청년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테러리즘의 경제적 토대가 되는 측면을 간과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플래니건은 이런 실직 청년들이 바로 중동 대부분의 국가들을 괴롭히는 경제 저성장의 한 요소라며 이것이 테러리즘과 미국 증오를 확산시키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강조했다.

칼럼은 미국의 장기적인 반테러 군사 및 외교조치가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 집중되겠지만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스티븐 스피겔 교수(중동학)는 "그런 조치에 경제적 요소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칼럼은 유럽의 투자가들이 지난주 미국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면서도 정치불안과테러리즘의 근원인 중동의 경제적 문제들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음을상기시켰다.

플래니건은 2억5천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에너지원 때문에 전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한 중동지역이 글로벌 경제의 번영과 발전에 참여자가 아니라는 데 문제가있으며 그 심각성은 20세미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인구 폭증으로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십년간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산업경제를 발전시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켰으나 6천2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의 연간 경제생산량이 인구 4천700만 한국의 5분의1밖에 안된다며 중동은 산유국이더라도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래니건은 분쟁과 이슬람 문화 때문에 중동에서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말하곤하지만 이스라엘이 교육과 현대경제를 통해 이웃국들보다 10-15배나 높은 경제생산을 창출하고 있고 거의 폐허가 됐던 레바논의 국민 1인당 생산량이 인접국들보다 훨씬 높은 점을 들어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면서 이슬람 종교가 현대생활의 일부를 거부할지 모르지만 경제성장은 거부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에일라트와 요르단 아카바 사이에 운하와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미래가 없는 증오와 테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중동 문제는 결코 무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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