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대부' 리처드 로저스 탄생 1백주년 행사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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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전후 미국에서는 작곡가로 행세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 유학을 다녀온 후 대학에서 교편을 잡거나, 브로드웨이나 할리우드를 기웃거려야 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줄리아드 음대에서 공부한 리처드 로저스(1902~79.사진) 도 마찬가지였다. 학창 시절 리허설 피아니스트로 뮤지컬계에 발을 들여 놓은 그는 31년부터 5년간 영화음악에 한눈을 판 것을 제외하면 브로드웨이에서 줄곧 활동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이랄 수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 나' '남태평양' '오클라호마!' 등을 남긴 리처드 로저스가 내년에 탄생 1백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여 올 가을부터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뮤지컬 공연은 물론 전기 발간.전시.콘서트.발레 등 기념행사가 즐비하다.

우선 그의 대표작인 '오클라호마!' 가 오랜만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의 거장 카메론 맥킨토시의 프로덕션으로 영국 로열내셔널시어터가 내년 3월 21일부터 뉴욕 거슈윈 시어터에서 이 작품을 상연하는 것.

트레보 넌이 연출을, '프로듀서' 의 수잔 스트로만이 안무를 맡았다. 영화 '풀 몬티' 의 패트릭 윌슨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트레보 넌은 또 10월 시작하는 '남태평양' 의 미국 순회공연과는 별도로 오는 12월 런던에서 로열내셔널시어터가 상연할 이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제작하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도 런던에서 개봉된다.

일본에서는 내년 4월 오사카 우메다 고마 극장에서 '왕과 나' 가 상연되고 비엔나오페레타단도 내년 일본 순회공연 작품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 을 골랐다.

뉴욕시티센터의 '앙코르!' 시리즈는 '노 스트링스' 를 내년 봄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바네사 윌리엄스.제임스 노턴 등이 출연한다.

또 레너드 슬래트킨 지휘의 세인트 루크 오케스트라는 내년 6월 6일 카네기홀에서 '카루셀' 을 연주하고 보스턴팝스.할리우드보울.뉴욕팝스.내셔널심포니.시카고심포니 등이 내년 팝스콘서트에서 로저스 특집을 마련한다.

로저스의 전곡음반도 나온다. EMI는 로저스-햄머스타인 콤비의 전곡 앨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키스 로카트 지휘의 보스턴팝스는 로저스의 전곡앨범을 RCA레이블로 출시할 예정이다.

3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로저스의 음악은 뮤지컬 무대는 물론 콘서트.재즈.영화.카바레에서도 흐른다. 로저스-햄머스타인 콤비는 98년 『타임』지와 CBS뉴스가 선정한 20세기 아티스트 20명에 포함됐다.

(http://www.RR200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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