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테러피해 점차 가시화]

중앙일보

입력

미 테러의 여파가 이 나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뉴욕의 월가가 마비되면서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충격타가 가해진 것 외에도 항공기 운항 중지의 여파가 관광.해운을 비롯한 기타 서비스 분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것이 결국 내구재 판매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항공과 해운 부문이 겪는 타격이 심각하다. 가뜩이나 출장 수요가 줄고 항공유 가격이 상승해 어려움을 겪어오던 차에 테러가 터지면서 향후 비즈니스가 개선될 희망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 국내선 항공인 미드웨이는 지난 12일 운항을 중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갈수록 승객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항공수송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항공기 승객이 이미 1.2%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운항 횟수도 0.5% 줄어든 상태다. 보스턴 소재 노스이스턴대학 경제학부의 스티븐 모리슨 교수는 "이미 상처입은 민항 산업에 또다른 충격이 가해졌다"고말했다.

퍼스트 유니언 증권의 마크 비트너 사장은 "비행기를 탈 수 없으면 세일즈를 할수 없고 여행도 못간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비즈니스가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따라서 "안전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미국에서 열린 예정이던 무역전시회와 각종 회동들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 상품쇼를 준비해온 한 관계자는 "쇼를 열기 위해 각종 장비와 물건을 조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포드 자동차 소속 경제분석가 조지 피파스는 "문제는 테러의 여파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급기야 자동차나 주택 같은 큰 덩치의 내구재를 사지 않도록 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이 당분간 소비를 자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로리다주 선라이즈 힐튼 호텔의 허브 로젠탈 총지배인은 "미 정부가 보복 공격을 할 때까지만 이라도 여가여행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꼭 여행해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부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호텔들도 대부분 타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편과 택배 서비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페덱스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맨해튼의 경우 언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내의 경우 가능한한 트럭을 활용하고 있으나 항공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해외 서비스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결국 미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웨스턴 미시간대학의 제임스 슈모터 경영대학장은 "이번 테러가 미국의 가치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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