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쇼크..IT.수출관련주 악영향 집중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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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의 미국 테러사건으로 세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리 증시도 업종을 불문한 급락이 우려되고 있다.

미 테러 참사가 전해진 12일 주요 증권사들은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에 신경을 곤두세운채 업종별, 종목별로 미칠 파장을 분석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은 IT(정보기술) 및 수출관련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수출 관련주 타격 예상

현대증권은 이번 사태의 시장영향에 대한 긴급코멘트에서 미국에 대한 항공 직수출 운송물량의 일시중단으로 반도체업종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도체는 국내 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의 27%를 차지하는만큼 주 수출 지역인 북미시장의 마비는 곧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9월 실적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현대증권은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법인의 보유재고가 1-2주선에 불과하며 하이닉스는 지난주부터 미국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시킨 상태다.

현대증권은 이번 사태로 미국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4.4분기 반도체와 PC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교보증권의 임송학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사태로 미국의 소비가 둔화될 것으로보이고 유가마저 급등하고 있어 첨단기술주들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항공.운송관련주 역시 미국으로의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단기적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말했다.

임 팀장은 또 "만약 파장이 커져 세계적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은행,증권주 등시장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중주들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보험업종 영향 미미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한 대규모 보험금지급예상으로 보험주가 유럽증시에서 폭락했으나 국내 보험주들은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증권의 조병문 연구원은 "국내 보험업은 전적으로 내수산업인데다 대한재보험 등 국내 보험사들이 90년대 들어 대규모 소송이 잦은 미국에서 보험인수에 거의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국내 보험사들의 미국 보험인수건은 거의 없으며 특히 전쟁과 테러 등은 약관상 조항이 없는 한 보험사의 면책사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내수.건설관련주 상대적 선전 전망

동양증권의 노근환 리서치팀장은 "현재 상황에서 업종별 영향을 논의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면이 있어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금융시장의 패닉이 다소 진정되면 반발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의 임 팀장은 " 내수관련주나 건설주들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겠지만 수혜주가 아니라 임시 도피처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이날 자료에서 이번 사태를 지난 91년 걸프전 발발당시와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대우증권은 걸프전이 터지자 당시 금융주와 대형 제조주는 유가급등과 이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했으나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음식료와 제약주엔 순환매가 나타났으며 종전후에는 낙폭과대로 인한 반발매가 형성돼 건설,무역관련 수혜주들로 매기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걸프전 당시의 업종별 동향을 인용, 개전 일주일후까지 건설주와 금융주가 각각 9.13%, 9.33%나 내렸으며 그외 운수창고(-8.22%),해상운수(-6.04%) 업종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광업주는 6.5%가 올랐고 어업(-0.55%), 음식료(-3.97%)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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