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저출산 고령화 [미부선로:未富先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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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국책 연구기관에서 2015년부터 인구가 매년 800만씩 줄고 고령자는 800만씩 늘어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중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이른바 후진국이면서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미부선로(未富先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저 출산 고령화문제로 중국의 종래 한 자녀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1979년부터 한 가정 한 자녀의 산아제한(計劃生育)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마오저뚱(毛澤東)주석은 생전에 중국의 늘어나는 인구에 대한 마인추(馬寅初)등 학자들의 우려에 대해 “사람은 많을수록 좋다(人多好)”라는 주장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기피했다. 그러나 마오 사후 중국은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 지난 30년간 4억의 인구를 감소시켰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지위는 노동력의 무한 리필의 인센티브로 유지되어 왔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필요한데 중국의 노동력 감소는 외자기업의 투자의욕과 함께 일자리마저도 줄어든다. 반면에 고령자에 대한 사회복지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한 자녀 정책은 남녀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초음파 검사가 상용화 되어 태아의 성별이 쉽게 밝혀지자 남아 선호 사상이 강한 농촌을 중심으로 자녀의 성비 균형이 깨어지고 있다.

심지어 한 자녀 갖기 운동이 한 아들 갖기 운동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도 남아가 20%정도 많은 남초(男超)현상은 향후 20년이 지나 그들이 결혼 적령이 될 경우 신부 구하기가 어려워 신부를 수입해 와야 할지 모른다. 한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과잉 관심도 문제다. 중국의 저학년 등하교 길은 많은 자가용과 부모님들로 메어지고 있다. 하나 뿐인 자녀들이 등하교 길에서 행여 무슨 변이라도 당할까봐 걱정이 되어서이다.

부모들의 사랑만 듬뿍 받은 자녀들은 이기적이고 남을 이해 못하는 사회성이 결여된 소 황제로 군림한다. 그들이 성장했을 때 적절한 사회 구성원이 되지 못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중국은 새로운 지도자에 의한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도 모두 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다. 그들은 한자녀 정책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며 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그리고 한 자녀의 사회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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