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 주간전망] 9월10~14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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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아무래도 지난주의 실업률 악재영향이 지속되면서 장 분위기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금요일 8월의 실업률이 4.9%로 올라섰다는 노동부의 발표가 있자 마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올해 하반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실업률의 상승은 결국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간 경기회복이 언제 시작될까라는 문제를 화두로 삼았던 많은 전문가나 투자자들은 이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급속히 둔화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얼마나 더 인하해야 할까를 걱정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던 증권사들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서둘러 그간의 입장을 바꾸고 있다. 일각에서는 10월2일 전에 FRB가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의 수익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 지난주에는 3위 PC 메이커인 휴렛 패커드가 2위 기업인 컴팩을 인수한다고 한 발표 자체가 장을 짓누르는 기능을 했다.

이해당사 2개 기업 주가가 폭락한 것은 물론 다른 기술주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모토로라의 수익악화경고와 추가감원계획 발표도 기술주 주가 하락에 한 몫을했다.

이 바람에 지난주 전체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52%나 떨어진 1,687.70에 금요일 장을 마감했다. 실업률 악재로는 전체 시장이 영향을 받아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46% 하락한 9,605.85로, 전체 주가의 흐름을 반영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22% 밀린 1,085.78로 주간 장을 막았다.

이번 주에는 투자자들이 실업률 악재를 상쇄할만한 경제통계나 기업의 시장전망이 나올는지를 애써 찾을 것으로 예상되나 특별히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의 미국경제상황에 대해 서서히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백악관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감세 외의 방법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으나 오늘 내일 갑작스럽게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본격적인 분기 수익악화경고공시 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영업실적이좋지 않게 될 것을 미리 '고백'할 경우 시장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403개 회사가 3.4분기 수익악화경고 공시를 했으며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동기에 수익악화경고 공시 기업은 97개에 불과했었다.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분야 2위 기업인 2위인 오라클이 13일 과연 어떤 실적과전망 발표를 하게 될는지를 눈여겨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의 실적 및 전망은 다른 기술주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지난해 동기와 마찬가지로 주당 8센트의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주 중요한 경제지표는 거의 모두 주간 마지막 거래일인 14일에 발표된다.

우선 실업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 있는 8월의 소매판매실적이 발표된다.

브리핑 닷 컴 조사로는 소매판매가 0.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날에는 또 노동부가 8월중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생산자물가지수가 0.2% 올라갔을 것이며 인플레 위험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생산은 11개월째 계속 줄어들어 8월에 0.1%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공장가동률은 지난 83년 이래 가장 낮은 76.8%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에는 또 미시간대학의 9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나온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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