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인의 작가전] 매창 ㅡ거문고를 사랑한 조선의 뮤즈ㅡ #5. 벼락처럼 만나고 번개처럼 헤어지다 (1)
유희경은 술상을 문 가까이 밀어놓고 매창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보료 위에 다리를 뻗은 채 편안한 자세였다. 장침 위에 한 팔을 괴고 매창을 향해 아까와는 다른, 탐나는 여인을 앞
-
[7인의 작가전] 매창 ㅡ거문고를 사랑한 조선의 뮤즈ㅡ #3. 애이불비 애이불상 (2)
현감은 술잔을 한 순배 더 돌렸다. 매창은 술대를 놓지 않았다. 유희경은 매창의 도도한 이마에 눈길을 붙박인 채 곡조에 귀를 열었다. 거문고 소리는 낮잠 자는 아이에게 부쳐주는 부
-
[대학생 칼럼] 역사와 사극
윤수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곤룡포를 차려입은 잘생긴 임금이 입술을 빨갛게 물들이며 불닭볶음면을 먹는다. 조선 시대 복장을 한 사내가 실에 매단 닭을 기름 솥에 담갔다가 빼낸다.
-
[평화 오디세이] 김훈 ‘강(江)의 노래’③ 두만강에서
25일 오전부터 6인승 승합차로 백두산을 올라갈 때 비가 내렸다. 자작나무 숲이 젖어서 향기가 대기에 낮게 깔렸다. 정상에 올랐을 때 구름이 갈라지고 개벽하듯이 햇살이 내려왔다.
-
[말러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 베니스의 미로를 흐르는 정염의 선율
무거운 황혼이 드리워진 검은 바다. 낡은 여객선 에스메랄다호가 힘겹게 물살을 가른다. 굴뚝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는 수평선에 긴 흔적을 남긴다. 음악도 힘겹게 흐른다. 말러 교향
-
[중앙 시조 백일장] 8월 수상작
━ 〈장원〉 군밤 -정두섭 로데오 사거리다 크리스마스이브다 죄 많은 이브가 화덕을 끌어안고 두봉토 오처넌, 떠리 밤을 깐다 밤은 깊다 얼어 죽은 눈 나
-
천만영화 못지않은 눈·귀호강…파바로티·고흐 영화로 만난다
노래하는 ‘겨울왕국’ 공주들과 ‘백두산’ 화산 폭발만이 볼거리는 아니다. 이번 연말연시 극장가는 유명 공연장‧미술관 부럽지 않다. 새해맞이 영감을 북돋워 줄 예술가들의 귀호강‧눈
-
직원들 동호회 활동 지원합니다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취미생활을 시작했어요.” 말은 쉽다. 하지만 의외로 녹록지 않은 게 취미생활이다. 더욱이 매일 출근 하고, 가정도 돌봐야 하고, 수시로 야근까지 하는
-
[7인의 작가전] 매창 ㅡ거문고를 사랑한 조선의 뮤즈ㅡ #8. 벼락처럼 만나고 번개처럼 헤어지다 (4)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한양은 멀고 적은 가깝다 하고. 너를 여기 두고 어찌 갈지.” 그의 말속에서 이별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마음을 아무리 차갑게 식히려 해도 눈빛이 뜨겁게 타
-
서른 살 된 GSK 한국법인 "새로운 30년 힘찬 도약"
GSK 한국법인이 올해로 서른 살을 맞았다. GSK는 지난 7일 한국 진출 30년을 기념하는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1986년 ‘한국 그락소’ 설립 이래 30년 동안 국
-
"일본 총독이 무단 반출한 '청와대 미남 부처'를 다시 경주로"…국내 문화재 제위치 반환 목소리
대통령 관저가 있는 청와대 침류각(枕流閣) 뒤편 샘터에는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불상 하나가 있다. 풍만한 얼굴에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고 두툼한 입술은 굳게 닫혀 있다. 높이는 약 1
-
[한입경제] 항공기 남자 승무원도 화장법 배워
항공기 남자 승무원도 메이크업 교육을 받는다. 고객들에게 깔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부터 5개월간 남성 승무원을 포함해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메이크업과
-
'여자보다 예쁜 남자' 이준기 "연애할땐 터프해요"
"연애할 때도 여자친구한테 터프하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영화 '왕의 남자'로 벼락스타가 된 배우 이준기(24)를 인터뷰한 '여성중앙 2월호'에 따르면 태권도 3단에 택견 실
-
[시가있는아침] '한 사내를 만들었다'
'한 사내를 만들었다'- 문정희(1947~ ) 과천 뒷산 작업실에서 조각가 K의 흙으로 한 사내를 만들었다 푸르른 내 시간의 물방앗간에서 고딕체로 쿵 쿵 방아를 찧던 남자 오늘은
-
[갓 쓴 양반들의 性 담론 ⑦] 부모의 아이들 ‘눈치섹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조선의 갓 쓴 양반들에게도 아이들은 부부의 성생활을 방해하는 훼방꾼이었던 것 같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한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성생활
-
연극 각씨품바처녀각설이 양가화
씨구 씨구 들-어-간-다/절씨구 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귀에 익은 품바타령이 구성지게펼쳐지는 대학로 王과 詩소극장.한 여자거지가 관객들을 제멋대
-
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그리고,산 자도 말이 없었다(28) 오카다의 그것이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화순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어깨 옆에 얼굴을 처박은 오카다의 거친 숨소
-
신춘 「중앙문예」문학평론 당선작
3. 「힘」의 발생근원과 전이화 전통성에 기반을 둔 한국문학의 양상은, 서민적인 기질에서 시작된 소수의 남성주의적 문학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여성주의로 흐르고 있다. 이성부의
-
쥐와 맨드라미
막연한 기다림, 어쩌면 불안이었을 그런 과민함이 선연하게 밝아오는 아침의 빛 속에서 나를 주저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누운 채로 창문의 빛을 바라보았다. 마당으로부터 유리창을
-
미명
가족이 떠나자 그는 다시 누웠다. 그의 이마 위로 방안의 어둠이 가볍게 덮여 왔다. 들창으로는 상기도 가족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의 귀는 가족의 기척옴 밟아 들창을 넘고 있었다.
-
중공, 치한퇴치법 소개 위기때 고환 걷어차라
중공의 한 월간지는 최근 날로 증가하는 강간범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치한퇴치지침을 발표. 2천2백만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민주와 법치』지는 최근호에서 「여성의 강간 예방
-
[사람 사람] 한화 투수 지연규 '인생 부활投'
"야구는 제 인생의 '적'이자 '동지'입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지연규(池連奎.34)선수의 야구 '짝사랑'은 지독했다. 국가대표-최고의 유망주-부상-2군행-수술-은퇴-복
-
"진통제 1㎎이 너무나 무거웠다" 투병하던 최정례 시인 별세
구체적인 이야기를 시로 썼던 고(故) 최정례 시인이 2014년 본지와 인터뷰를 하던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최정례 시인이 16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6세. 일상을 소재로
-
[안충기의 삽질일기] 삽은 왜 도구나 장비가 아니고 연장인가
옆 밭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다. 권태응이 지은 동시 ‘감자꽃’은 이렇다. 자주꽃 핀 건/파 보나 마나/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하얀 감자. 권태응은 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