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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시장 골목 제비집
이소(離巢)를 앞둔 새끼 제비들의 아우성이다. 좁은 하늘 공간을 스치는 제비 그림자에도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를 지른다. 혹여 골목길 날아가는 제비가 어미 아닐까 고개를 쑥 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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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뒤를 돌아보면 다른 길이 보인다
화살표를 따라 그렇게 한참 앞만 보고 걸으면 내가 걸어온 길이 희미해지다가 결국 잊힌다. 뒤를 돌아본다. 내가 걸은 길이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되돌아본 길은 머릿속 풍경과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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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당신이라면 웃지 않았을까요
모두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 밤 10시. 누군가 웃기 시작했다. 왜 웃는지 이유는 모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웃겼다. 나도 웃음이 났다. 한 명의 웃음소리가 두 명으로, 세 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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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흙담 길 돌아서면
시골길을 걷다가 마추친 담장. 흙과 돌을 쌓아 올린 벽이 예술입니다. 비바람을 버텨낸 흔적은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요. 가지런히 돌을 배치한 옛 주인의 솜씨가 돋보이네요. 바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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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소중한 깨달음
걸어보면 그제야 알게 된다. 어깨, 허리, 허벅지, 무릎, 발…. 몸이 느끼는 고통을 오롯이 겪으며 내 몸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 거다. 평소 자신의 몸무게로만 생활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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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지붕 위의 세월아
이팝나무 하얀 꽃이 지고나니 길가엔 붉은 장미가 꽃을 피웠네요. 찔레꽃 향기 바람에 실려오는 봄날, 지붕 위에 핀 노란 꽃들이 춤을 춥니다. 새도 아닌 것이 어찌 높은 곳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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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이것만큼은 타협하고 싶지 않다
이 길을 걷기 위해 떠나올 때 누군가 “포기해도 된다.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너무 힘들면 버스를 타고 이동해라. 꼭 전 구간을 걸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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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사랑 듬뿍 6남매
아빠 딱새가 먹이를 물어 왔습니다. 새끼들이 서로 먹이 달라고 아우성이네요. 고기 구워먹는 불판 안에 딱새가 둥지를 틀었더군요. 눈도 뜨지 못한 6남매 큰 입 벌려 밥 달라 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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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길 위에서는 누구나 변한다
카미노를 걷기 시작하고 처음 며칠간 순례자의 표정은 하나같이 굳는다. 몸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고되고, 마음엔 800km를 걸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득하다. 정말 완주를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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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사랑 낚는 연휴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됐습니다. 징검다리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초록으로 물든 산과 들이 손짓하며 부르잖아요.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무작정 달려갔습니다. 꽃 구경도 이제 싫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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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배꽃 그늘 아래
활짝 핀 배꽃을 사진에 담으려다 보았습니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듯 누워있는 옛 사람.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는다. 황진이를 그리던 옛 시인의 시조 한 소절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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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멋진 음악이 없어도
일찍 일정을 마친 날은 알베르게 주변 마을을 걸어다녔다. 마을 성당 주변의 광장을 둘러보는데, 한 꼬마 여자아이와 아버지가 춤을 추고 있다. 아버지의 리드에 따라 움직이는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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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행복의 크기는 다양하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거나 신경 쓰지 않았을 작은 것이 크게 다가오는 곳이 카미노다. 자판기 커피의 양이 생각보다 많을 때, 늦게 말린 빨래가 금방 말랐을 때, 기다리지 않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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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부활의 눈물
봄비가 내린다 품었던 눈물이다 하염없이 내린다 붉디 붉은 눈물. 꽃비가 내린다 애달픈 슬픔이다 꽃잎이 눈물 흘린다 부활의 눈물. 4·3 4·19 그리고 4·16 4월은 부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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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아이의 마음으로 봄을 즐기자
땅이 들뜨니 덩달아 마음도 들뜨는 계절입니다. 벌·나비와 경쟁하듯 사람도 꽃을 찾아 나섭니다. 전국이 꽃 몸살을 앓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중년 남자에게 ‘꽃 몸살’은 남의 얘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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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걷는 사람 찍는 법
걷는 사람을 찍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저 앞에 내가 찍고자 하는 장면이 보인다면, 그 즉시 필요한 렌즈로 갈아 끼우고, 카메라를 조작해야 한다. 그 사람은, 그 장면은 기다려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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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소리없는 아우성
태초에 생명이 시작된 바다 모든 생명을 품어준 어머니 바다는 꿈과 희망이다. 2014년 4월 16일 남해 진도 맹골수도 꿈과 희망을 바다에 묻었다. 파도에 실려오는 아우성 살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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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누구에게 더 힘든 길이었을까
걸어가는 사람이 자전거를 탄 사람의 등을 토닥인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힘든가는 상대적인 문제이므로 단정할 수 없다. 오직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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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꽃보다 새순
꽃들이 앞다퉈 피는 계절, 꽃향기에 취해 새순을 보지 못했습니다. 연초록 여린 새 생명이 아름다운 것을. 나무는 알고 있었습니다. 제 몸에서 떨어져 간 생명이 봄이면 다시 돌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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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모든 순례자가 피할 수 없는 고민
내가 왜 여기에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걸까? 다른 순례자도 같은 생각을 할것이다. 왜 걷는지, 왜 이곳에 왔는지, 왜 돈을 써가며 사서 고생을 하는지. 돈과시간만 있다면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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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흔들리는 건 꽃이 아니다
여기저기 꽃이 피니 진정 봄인가 보다. 덩달아 엉덩이 들썩 봄나들이 나섰다. 아지랑이 대지 위에 피어오르고 가슴으로 스며든 봄바람이 간지럼을 태운다. 봄볕이 간지러운 꽃들도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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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함께 걷기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걷다 보면 늘 만나는 사람이 있다.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목표를 두고 걷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을 함께 걷고 나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만의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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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마음 풍경] 잘가라 흑두루미
꽃들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짝을 찾는 텃새들의 노래 애절한 봄날입니다. 오고 가고, 피고 지는 생명의 순환 들녘에서 먼 길 떠날 흑두루미를 배웅합니다. 이별은 또다른 만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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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도다리쑥국 한 뚝배기 하실래예?
얼마 전 야근이라 저녁을 먹으려고 회사 근처 식당에 갔습니다. 된장찌개를 시켜놓고 벽에 걸린 TV를 보는데 물속에서 뭔가를 열심히 잡고 있는 리포터가 보였습니다. 잠시 후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