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게, 느리게, 부드럽게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제심관에서 기합과 함께 검도 수련에 몰두하는 오병철 관장. 신인섭 기자 꼭 10년 만에 만났는데 세월이 흘렀음을 알아차릴 수 없었습니다. 10년 전에도 취재
-
『한비자』를 읽는 시간
그 성함이 독특한지라 잊을 수 없는 이가 소설가 박상륭(66) 선생입니다. 물론 이름 때문만은 아니지요. 작품도 평범하지 않아 '죽음의 한 연구'나 '칠조어론'은 흉악망측 어렵다
-
그의 노래는 멀리멀리
이창우(계원조형예술대학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그린 고(故) 김광석. 경복궁 동십자각 옆을 지나다 눈이 허전해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하늘이 뻥 뚫려 보이기에 뭔가 싶었더니 한국
-
대통령과 배우
윤정희 데뷔 40주년 기념 특별전의 포스터. 어린 시절, 꿈이 뭐냐는 질문에 “대통령요” 했던 분이라면 나이가 꽤 드셨으리라 짐작해도 좋을 듯합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커서 뭘
-
실력·외모·선행 3박자 갖춘 피겨요정
지난달 28일 발표된 ‘2007년 국가 및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 결과’(산업정책연구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여자 운동 선수’ 부문 1위에 오른 피겨 스케이팅 스타 김연아
-
레닌이 있는 풍경
이상엽 작 ‘레닌이 있는 풍경’ 오랜만에 사진가 강운구(66) 선생님을 찾아뵀습니다. 광화문 9평짜리 작업실을 “내가 노는 곳”이라 부르시더군요. “성과는 빼고 양(量)은 할 만
-
21세기 학교 통섭원(統攝院)
14~15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세미나 ‘마음의 피뢰침’. 통섭(統攝)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정치용어인 줄 알았습니다. 통치, 섭정 같은 단어가 떠올라서였을까요. 알고
-
한 식민지 지식인의 뒷모습
1929년 우리나라 최초로 ‘예술사진 개인 전람회’를 연 무허 정해창 선생의 자화상. 맨 처음 길을 내는 일은 두렵고도 어렵습니다. 무허 정해창(1907~67) 선생이 걸어간 삶
-
달항아리 얼룩의 비밀
국보로 지정예고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백자 호’ 조선 시대 백자 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잘생긴 며느리’에 비유한 이는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최순우(1916~84) 선생입니다.
-
‘엄마’의 입맞춤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서울예대에서 뜨거운 우정을 나눈 유덕형 학장(왼쪽)과 엘렌 스튜어트. 수백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입맞춤을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죠. 남의 시선에
-
신세대 日流 주도하는 ‘완소남’
영화 ‘도쿄 타워’의 개봉에 맞춰 24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죠는 취재진의 열기를 보고 “내가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식
-
죽어서도 쓸쓸한 박수근
서울 창신동 옹색한 마루를 작업실 삼아 그림을 그리던 1960년대의 화가 박수근(맨 오른쪽). 지금이야 한 점에 수십억원대 작품의 주인공이 됐지만 박수근(1914~65)은 궁핍한
-
眼福의 계절
가을바람이 솔솔 부니 가슴이 휑한데 벌써 2008년도 달력이 당도합니다. 요즘은 전시회 도록 대신 자신의 작품을 넣은 달력을 만드는 화가가 많아서 일찌감치 내년을 만나게 되네요.
-
아저씨들, 소녀들에 열광하다
소녀들이 돌아왔다. ‘원더걸스’(사진)와 ‘소녀시대’가 내뿜는 매력이 10대와 20대는 물론이고 30, 40대 남성들까지 장악해가고 있다. ‘S.E.S’에 이어 ‘핑클’이 막 등
-
김민기씨의 소원
별 말 안 하고 그냥 앉아만 있어도 그날 모임을 훈훈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만난 이 가운데서 연출가인 김민기(56·극단 학전 대표)씨야말로 여기에 딱 들어맞는 분
-
義人을 찾는 화가들
미술동네에서 만난 화가 가운데 가장 유쾌한 분은 주재환(67)씨였습니다. 그는 평생 화가였지만 나이 육십이 되도록 그 흔한 개인전 한 번 열지 않았는데(결국 그를 흠모하는 후배
-
‘제이슨 본’이 웃지 않는 이유
첩보영화 ‘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본 얼티메이텀’이 국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개봉 첫 주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주째인 추석 연휴에도 33만 명의 관객
-
용서 못할 일은 없다
14일 경남 통영시 ‘전혁림 미술관’에서 전혁림 옹(오른쪽)과 용서를 비는 화해의 포옹을 나누는 이수자 여사. 두 팔을 크게 벌려 사람이 사람을 안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얼
-
민족적 자존심과 해외 팬들 사이에 서다
한국 사극(史劇)에는 아역들이 등장하다가 성인 역할이 나올 때 시청률이 오르는 경우는 없다는 불문율이 있다. 화제를 몰고 다닌 사극 ‘주몽’이나 ‘대장금’도 아역이 성인으로 바뀐
-
미술(美術)? 미술(米術)!
오랜만에 옛날 어른을 만났습니다.화가 김구림(71)씨입니다. 서울 평창동 언덕배기 화실을 찾았을 때 발 디딜 틈 없이 작품이 빼곡한 그곳은 이미 살아있는 미술관으로 화하고 있었습
-
“남편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사진=뉴시스 굳게 다잡았던 마음은 비행기를 타면서 허물어졌다. 남편이 죽었을 때도 울지 않았던 이수자(80) 여사는 비행기를 보고서야 한국행이 현실이라는 걸 깨닫고 흐느끼기 시작
-
『난쏘공』의 30년 세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두 얼굴. 1978년 6월 5일 출간된 ‘문학과지성사’의 초판본(왼쪽)과 2000년 7월부터 장정을 바꾼 도서출판 ‘이성과 힘’의 최신판. 어쩌다
-
미아리의 눈물
서울 최초의 공창 지역으로 기록된 ‘신정 유곽’ 전경. 1904년 서울 남산 쌍림동(현 중구 묵정동 소피텔 앰배서더호텔 근처)에 설치됐다. 휘날리는 일장기가 인상적이다. 한국 사
-
인생 삼세판
대학 시절 은사의 구순 잔치에 다녀온 친구가 “그래 인생은 삼세판이야”를 무슨 주문처럼 되뇌더군요.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보따리를 푸네요. 예순다섯에 강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