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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한 친정집
내가 직장생활을 하는 까닭에 작년겨울 이사한 친정 집을 이번 겨울방학에야 두 아이와 함께 찾을 수 있었다. 청주 고속터미널에 내려서 방향 감각을 잃은 듯 멍하니 서있는 나에게『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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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과의 씨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교제하고 있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한 나는, 지금 연년생인 두 아들의 치다꺼리에 눈앞의 하루에도 허덕허덕 혼이 빠진다. 모든 것에 서투르고 미숙한 새댁에서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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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순직 하동선씨 미망인 투신자살
버마 아웅산폭발사건으로 순직한 하동선해외협력위 기획단장(당시50세)의 부인 차경숙씨 (52) 가 남편 하씨의 사망후 우울증 증세를 보여오다 15일 상오5시쯤 서울압구정동 한양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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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이웃
21일 밤 9시40분, 서울고덕동 주공아파트350동 앞.. 이 아파트의 가정주부 2백여 명이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지탄의 대상은 이곳에 사는 주모(32·상업)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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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집의 동태
현관에 나서면 밖에서 놀고 있던 꼬마들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엄마들이 하는 인사를 본떠서 하는 것인지, 엄마들이 가르쳐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어쨌거나 즐겁고 흐뭇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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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당이 뭐야"
【양희란】내가 빨래를 하는 시간이면 으례 우리 집 아이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두어권 가져다 놓고 가르쳐 달라고 떼를 쓴다. 이런 아이의 청을 거스르지 못해 손으로 빨래를 비비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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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표
유난히 초저녁 잠이 많은 아이들이 TV에서 9시 시보가 울리도록 놀고 있는 것이, 아마 방학을 한 탓인가 보다 어기며 아이들 방읕 들여다보니 딸애가 책상에 엎드린 채 잔뜩 졸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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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기저귀를 한 솥 삶아 널고 설거지하고 청소를 대충하고 나니 어느새 한나절. 네살난 큰아들과 점심 한숱갈 떠먹고 아직 4개월이 채 안된 아기 목욕을 시킨 뒤에 젖을 주려고 우유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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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울리는 전화
길고도 추운 겨울을 보낸 어느날 고맙게도 보고싶던 친구의 방문을 받았다. 아직은 쌀쌀한 기온탓으로 두툼한 옷으로 무장시킨 아기를 앞으로 매달고 어깨엔 기저귀가방을 둘러맨채 암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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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
연일 계속되는 한파 속에서 이따금씩 봐오는 찬거리와 더불어 우리 집 식탁엔 매일 배추김치·김치찌개·김칫국이 번갈아 선보인다. 두부나 콩비지 혹은 제육과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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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거울
그 무덥던 날들에 해산을 하면 어쩌나 하는 나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고, 다행스럽게도 제 날짜를 훨씬 지나 선선한 가을에 두번째 딸을 얻었다. 잠시 바깥출입을 삼간 탓인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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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목마놀이꾼
『짤랑짤랑 짤탕짤랑 으쓱으쓱 』가벼운 동요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면 우리집 아이의 눈은 빛나기 시작한다. 으례 아침 일찍부터 찾아오는 이말손님은 아이를 들뜨게하고 베란다 쪽으로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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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가꾸는 마음
봄별이 제법 포근해져 겨우내 실내에 묵혀두었던 화분들을 창가 베란다에 가지런히 늘어놓았다. 넉넉지 못한 신혼시절. 아빠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반찬값에서 1백∼2백원을 절약해가며 사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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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깨어진 물 주걱에 꽃 심어요"
긴 겨울의 잠을 깨고 봄을 재촉하는 빗방울 소리는 제법 크게 참가에 와 닿는다. 겨울가뭄을 모두들 걱정하고 있던터라 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반갑기만 했다. 아까부터 비 내리는 창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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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대야 문 열어주는 꼬마들
급한 용무가 있을 때 가끔 아이들만 남기고 외출하는 때가 있다. 위험한 장난을 하지 말고 집을 잘 볼 것을 당부하고 나가지만 걱정이 되어 밖에서 전화를 걸어본다. 『엄마,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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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가 일깨워준 「1원」의 소중함
봄에 심은 덩굴장미 한포기는 산호초의 여린잎이 바싹 타버린 삼복의 더위를 잘도 견디고 잘도 컸다. 새순이 세개씩이나 솟았고 덩굴도 많이 자라 4층 아파트 베란다에 제법 보기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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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절도 예방 팜플릿 돌려 방범의식 고취|강남구
○…서울강남경찰서 등 일부경찰서는 최근 들어 주택가 강도·절도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5개 합의 도난예방법이 인쇄된 팜플릿을 집집마다 돌리며 시민들의 방범의식고취에 안간힘. 지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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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 중독과 흡사한 「일확천금」의 유혹|도박-그 「별천지」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끗발」을 쫓는 눈들이 번득인다. 속임수와 협잡,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행심, 털린자의 밀고, 피의 보복,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아편과 같은 중독-.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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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와 함께 보는 페이지
지수는 눈이 큰 아이입니다. 그러나 키는 작습니다. 지수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높이 있는 것엔 손이 닿지 않습니다. 그의 집은 은하아파트 15층에 있습니다. 지수는 염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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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 아파트서 떨어진 3세 꼬마 밑에있던 어머니가 받아 살아나
○…지난달13일상오 10시5분쯤 서울잠실4동장미「아파트」(27동1308호) 13층 우점덕씨 (33·회사원) 집「베란다」에서 놀던 우씨의 장녀 세나양 (3) 이 40m쯤 아래땅바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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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고도아파트 베란다철책|3살어린이 추락사|13응서 반쯤빠진채 10분간 대롱대롱|신문협회 회원15명공군부대 위로 격려
4일 낮1시쯤 서울압구정동 한양「아파트」 51동13층5호 최무웅씨 (36·다라실업대토) 집 「베란다」 에서최씨의 맏딸 원영양(3)이「베란다」바닥과 난간사이에 뚫린 폭15m의 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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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우는 월남「바·걸」
【다낭(월남) AP동화】「다낭」시「그랜드·호텔」의「바·걸」들은 한결같이『요즈음은 「티티머니」예요』라고 한숨 짓는다. 수입이 아주 형편없다는 얘기다. 이들의 설명을 빌자면『「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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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중앙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완구점 여인|오정희
태양이 마지막 자기의 빚을 거둬들이는 시각이었다. 어둠은 소리 없이 밀려와 창가를 적시고 있었다. 어둠이, 빛을 싸안고 안개처럼 자욱이 내려 덮일 매의 교실은 무덤 속을 연상시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