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상실 박상설 배구연맹 사무총장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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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설

박상설(59)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이 26일 자진 사퇴했다.

 KOVO는 박 총장이 지난 23일 공식 취임한 구자준(LIG손해보험 회장) 신임 총재에게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부담을 주는 게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OVO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박 총장의 사퇴를 수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사퇴한 이동호 전 총재를 대신해 1년 이상 연맹을 이끈 박 총재의 사퇴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그는 연맹 기금을 이사회 보고도 없이 전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최근에는 대우자동차판매 대표이사로 재직 당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정관상 임원결격 사유에 해당해 박 총장은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그럼에도 박 총장은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버텼다. 그러자 배구계 인사들과 구단들이 박 총장에게 사퇴를 권유했다. 결국 박 총장은 전방위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26일 구 총재에게 사의를 표했다.

 박 총장은 자진 사퇴하면서 형식상으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듯하다. 하지만 그의 사퇴가 ‘아름다운 퇴장’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 같다. 삼성화재·LIG손보·IBK기업은행·흥국생명 등 남녀 4개 구단 단장으로 이뤄진 연맹 재정위원회는 조만간 회계전문가를 구성해 연맹의 장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박 총장 재임 시절 기금 전용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장부에 기재된 수치를 면밀하게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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