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NIE 10년] 신문 읽고 토론수업 암기교육 풍토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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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의 날을 제정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본과의 경제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경성고등학교(교장 차재연) 1학년 5반의 창의적 재량수업 시간. 채희웅 군이 독도 문제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있었다. 여섯 명씩 모둠을 이룬 학생들은 박은경(34.여.미술) 교사의 지도 아래 '오늘의 기사와 나의 생각'을 주제로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 활용 교육)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관심은 대부분 독도 영유권에 대한 우리의 대응 자세에 모아졌다. 학생들은 독도 문제에 대해선 감정을 자제하면서 조용하고 단호한 외교를 펴야 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1995년 3월 29일 국내 신문 최초로 사고를 통해 NIE를 주도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밝히고, 같은 날 신문에 'NIE 코너'를 신설했다. 이후 열린 교육 차원에서 NIE를 주도적으로 실천하면서 일선 학교의 교실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신문 기사를 주제로 스스로 공부하고 토론하는 일에 익숙하다. 중앙일보가 지면(매주 화요일자)과 온라인(nie.joins.com) 등으로 꾸준히 NIE를 지원한 결과다.

학생.학부모.교사의 참여 열기도 대단하다. 중앙일보가 개설한 연수 과정에 참여한 인원만 1만1800여 명(학부모 8000여 명, 교사 3800여 명)에 달한다. 97년 5월 개설한 NIE 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3600여 명, 연인원 1040만여 명이 방문해 관련 정보를 가져갔다. NIE 관련 단일 홈페이지로는 방문객 수가 가장 많다.

중앙일보가 교과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NIE 운동의 결실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학 입시에서 독해와 쓰기가 큰 비중을 갖게 된 데는 중앙일보의 NIE 확산 노력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해 1월 15일 중앙일보 NIE가 만든 '신문 읽기 세상 읽기'(대한교과서)가 고등학교 검인정 교과서로 인정되면서 NIE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NIE 교과서는 현재 경성고를 비롯, 경기도 의왕의 명지외고와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한국국제학교 등 7개 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종합고등학교(교장 변권훈)는 전교생 가운데 입시반 500여 명이 매일 첫 교시를 중앙일보 읽기로 시작한다.

경성고 박은경 교사는 "학생들이 다양하게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도록 훈련시키는 데 NIE가 아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NIE 연수를 받고 10년 넘게 NIE를 실천한 서울 영훈초등학교 심옥령(52) 교감은 "NIE는 교육의 미래와 직결되므로 교육 당국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중앙일보 nie(신문활용교육) 10년의 기록>

▶NIE면 주 1회 발행
▶NIE 홈페이지 1997년 5월 개설 이후 1040만여 명 방문
▶NIE 교사.학부모 1만1800여 명 연수
▶전국 NIE 대축제 8회
▶NIE 교과서 '신문 읽기 세상 읽기' 고교 교과서로 인정
▶NIE 개념 정립 두산세계대백과사전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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