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훼손지 복구 부실 파문

중앙일보

입력

한라산 훼손지에 대한 복구공사가 진행된 일부지역에서 쓰레기가 뒤섞인 흙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30일 한라산 정상과 해발 1천7백m의 윗세오름 지역 훼손지 복구공사에 사용된 흙마대에서 이물질이 뒤섞인 흙이 발견되는 등 부실공사가 드러나 시공업체와 관계공무원의 결탁여부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공업체와 관계공무원을 소환, 금품수수에 따른 부실공사 방치의혹을 캐고 있다. 경찰은 시공업체의 공사비 횡령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다음달 2일 환경단체 등과 공동 현장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자체내사결과 지난 1998년 한라산 북벽정상 1천5백60평 부지복구에 사용된 흙마대 4만2천6백개 가운데 2천9백개에서, 윗세오름 구간 (2백50평)에서는 6천6백개 중 1백10개에서 병조각.비닐 등 이물질이 뒤섞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 1994년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용역결과에 따라 43억여원을 들여 현재까지 등산객 등의 답압 (踏壓) 으로 유실된 토양복원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현재까지의 복구공사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 올해의 경우 43억원을 추가 투자해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등 환경단체들은 "부적정한 흙.이물질이 한라산 정상부에 유입됐다는 것은 복원이 아니라 오히려 식생파괴를 초래한 것" 이라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한라산내 야영장이었던 지역에서 파낸 흙에 등반객이 버린 이물질이 일부 섞인 것으로 대다수 복원지역은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제주 = 양성철 기자<ygodo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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