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입시, MY STUDY에 길 있다 ⑨ 경기과고 - 경기과고 선배와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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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해지면, 이 공부를 왜 하는지를 떠올려 봐. 분명한 꿈과 목표가 너를 다시 일으켜 세워줄 거니까.” 경기과학고 3학년 김태욱군과 백주연양은 최근 경기과고를 찾은 고동현(서울 동마중 2)·김행영(서울 하계중 2)군과 최진아(서울 성신여중 2)양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두 학생은 “중학교 때 실적보다는 꿈을 찾기 위한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입을 모았다.

김행영(이하 김행)=수상 실적이 합격에 도움이 되나요.

백주연(이하 백)=내 경우에 서류에 기재는 했지만 큰 상이 아니었고, 아마 지원자 상당수가 그 정도는 갖고 있었을 거야. 상보다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니까 그런 점이 좋은 거 같아. 그리고 난 중학교 때부터 진로가 일관 됐거든. 내 꿈은 지금까지도 뇌 과학자인데, 관련 독서를 많이했어. 대학에서 생명과학 등을 전공한 뒤에 사람의 사회성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

고동현(이하 고)=자기소개서나 영재성 입증자료에는 어떤 내용을 기재했나요.

김태욱(이하 김)=난 외부 대회에 자주 참가했는데 성과는 별로 좋지 않았어.(웃음) 수상 실적, 내신 성적까지 좋다면 더욱 좋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아.

백=난 한 교육청이 운영한 과학·환경 관련 동아리의 장을 맡아 활동했어. 매달 우리 지역의 대기오염도를 측정해서 어느 구역의 오염도가 높은지, 반대로 좋아지고 있는지를 보고서에 적었어. 교내외 대회 수상 실적뿐만 아니라, 이런 활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었어.
 
최진아(이하 최)=선행학습을 했나요.

백=고교 과정 중에 생물, 물리 1·2는 미리 훑어보고 오면 입학 후 도움이 될 거 같아. 안 하면 학교 와서 더욱 열심히 하면 되고.(웃음) 고교 수학은 2, 3번 정도 훑어 보면 좋고. 우리 학교 교과 과정이 특별히 어렵다기보다는 진도가 빠르기 때문에 공부할 양이 적지 않거든.

김=다른 과목은 선행이 안 되도 복습만 매일 하면 되는데 수학은 선행을 추천해. 자세히는 안 해도 어떤 내용인지 좀 알고는 와야 해. 하지만 시간을 선행학습에 너무 많이 쓰는 거보다 진로 탐색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쓰면 좋겠어.
 
고=학교와 기숙사 생활은 어떤가요.

백=입학 초기에 모든 아이들의 목표가 반에서 5등 안에만 드는 거야. 우수한 아이들만 모여 있어서 첫 중간고사를 보고 난 뒤에 좌절을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거야. 특히 중학교 때 기초를 튼튼히 한 학생이라면 더 빨리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기숙사 생활을 하니까 공부 분위기가 잘 잡히고,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눌 수 있어서 좋아.

김=특목고 아이들은 서로 노트 필기도 안 보여주고 그런 이미지가 있지? 아니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도와줘. 전교 1등인 친구는 자신의 노트 필기를 복사해 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지.
 
김행=공부를 하다가 자신의 목표가 흔들릴 때 어떻게 하나요.

백=이 공부를 왜 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 봐. 경기과고를 입학하기 위해서, 목표한 대학을 가기 위해서,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같이 생각해 보는 거야.

김=고1때 여러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봤어. 인생의 목표를 5년 단위로 세우고 로드맵을 만들었어. 나태해질 때마다 나의 결심을 되새겨보고 마음을 다잡아.

최=학교 시설은 어떤가요.

김=우리학교 실험실은 대학 실험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개인 연구를 하는 데 필요한 물품도 언제든지 신청해 받을 수 있고. 연구 중심 학교라서 꼭 대회 준비가 아니라도 풍족한 환경에서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어. 이런 환경 때문에 중학생 때까지 물리에 관심이 있던 난 고교 입학 후에 생물로 진로가 바뀌었어. 생물 관련 연구와 실험을 하면서 재미를 알았거든. 백신 관련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원을 꿈꾸게 됐어.

고=합격을 위해 중학생 때 어떤 역량을 기르면 좋을까요.

김=입학 전형이 진행되면서 창의적인 사고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어. 과학 이슈가 있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알고 있는 과학 개념을 거기에 적용해 보면 좋을 거야.

백=알고 있는 과학 이론을 주변 생활 속에 대입해보면 좋아. (자신의 시계를 가리키며) ‘왜 빨간색일까?’하고 생각해 보는 식이야.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떠올려본 뒤에 답을 찾아보면 지식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거야.
 
김행=입학전형에서 연구, 실험에는 어떻게 대비했나요.

백=교과서에 실험 내용이 나오면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도 익혀. 실험계획을 짠 뒤에 입학사정관 앞에서 발표를 할 때는 자신감을 갖고 하고.

김=개념과 이론이 맞는다면 기존의 틀을 깨는 실험 설계도 부각이 될 거 같아. 물론 이건 금방 길러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주변 현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거 같아.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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