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알약'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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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속에서 급속히 소화되는 바람에 실패를 거듭해왔던 먹는 인슐린 ''알약''이 마침내 개발되었다.

미국 퍼듀대학 화학-생의학공학 교수 니컬러스 페파스 박사는 26일 시카고에서개막된 미국화학학회 전국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삼키면 위에서 소화되어 버리지 않고 소장에서 혈관으로 흡수될 수 있는 아크릴바탕에 젤로 코팅된 인슐린 ''알약''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이유는 인슐린이 체내에 서서히 흡수되면서 혈당을 조절해 주기 때문이다. 인슐린을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방법이 연구되어 왔으나 체내에서 너무 빨리 소화되어 버리는바람에 지금까지의 노력은 모두 실패했다.

페파스 박사는 그러나 자신이 개발한 인슐린 캡슐은 특수코팅으로 만들어졌기때문에 위에서 강렬한 위산을 견뎌내고 소장에서 혈관으로 흡수된다고 밝히고 동물실험에서 이같은 성능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페파스 박사는 약150마리의 쥐와 개를 대상으로 이 특수코팅 인슐린 캡슐을 실험한 결과 투여된 인슐린이 최고 16%까지 혈관에 흡수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피하주사했을 경우의 인슐린 흡수율 50-80%에는 못미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혈당 조절에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인슐린 캡슐은 혈관 흡수율이 1%에 불과해 모두 실패했다고 페파스 박사는 지적했다.

페파스 박사는 이 특수코팅 기술에 대한 특허를 승인받았으며 현재 이에 관심을표명한 제약회사들과 상품 개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동물실험과임상실험을 거쳐 10년안에는 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슐린 주사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슐린 펌프와 인슐린 흡입이 연구되고있으며 전망은 밝은 편이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인슐린 투여자체를 피하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체외로 부터 인슐린을 투여하는것으로는 변동이 심한 혈당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당뇨병학회 회장이자 로스앤젤레스 아동병원 소아내분비 전문의인 프랜신카우프만 박사는 인슐린 주사는 혈당치에 인슐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불완전한것이라고 지적하고 인슐린 캡슐이 해답이 될 수는 있으나 최종적인 해답은 아니라고말했다.

마이애미대학 의과대학 당뇨병연구소 과학실장인 카미요 리코르디 박사는 마이애미대학과 기타 연구소에서 인슐린의 체외 투여를 피할 수 있는 인슐린 생산 췌장섬세포의 이식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은 실험단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당분을 포함해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전화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이 생산되지 않거나 또는 만들어진 인슐린을 적절히 이용하는 기능이 저하돼 혈액속에 당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매일 고통스럽고값도 비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시카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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