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곽노현 졸속 정책 고칠 것” vs 이수호 “학생조례 멈춤 없이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左),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右)

서울 초·중·고생 126만 명의 교육을 책임질 서울시교육감 선거전이 본격 시작됐다. 이상면(66) 전 서울대 법대 교수 등 독자 후보도 4명 있지만 보수단일후보 문용린(65) 전 교육부 장관과 진보단일후보 이수호(63) 전 전교조 위원장의 양자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수호 후보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조례 등 혁신교육이 멈춤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도 이날 서울대에서 자신의 핵심공약인 ‘중1 시험 폐지’를 주제로 강연했다.

 보수진영은 이 후보의 민주노총·전교조 경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의 ‘강성(强性) 이미지’를 알려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가 이날 “교육이 정치나 노동운동으로 오염돼선 안 된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는 “전교조는 분명히 교사노동단체다. 노동단체는 노동운동을 해야지 교육을 변질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는 자신은 국어교사(신일중·고)를 했지만 문 후보는 교수(서울대) 출신이어서 학교 현장 경험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 후보는 “문 후보가 초·중등 현장을 잘 몰라 김대중 정부 때 교육부 장관을 하면서 정책추진에 상당한 혼선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또 문 후보가 지난달까지 박근혜 대선 캠프에 있었던 사실을 지적하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 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공약대결에선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평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 문 후보는 “곽 전 교육감이 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등을 졸속 추진하면서 무리수를 뒀다”며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고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무상급식은 고교까지 전면 확대하고 고교선택제는 이른 시일 내 폐지하겠다”며 곽노현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교육감 재선거의 공식 후보등록은 25~26일이다. 임기는 2014년 6월 말까지 1년7개월이다. 보수·진보 단일 후보 외에 독자후보는 이상면 후보와 이규석(66)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이인규(53)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대표, 최명복(64) 서울시 교육의원 등이다.

이한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