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퇴임 CEO 재영입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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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은퇴한 옛 최고경영자(CEO)들이곤경에 처한 미국 기업들을 되살리기 위해 속속 일선으로 복귀하고 있다.

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많은 미 기업들이 경기침체와 매출감소, 수익 및 주가 하락 등으로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고 있으나 일부 대기업들은 능력있고 존경받는옛 CEO들을 다시 영입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라는 잡지의 존 브랜트 편집장은 "약 1년전부터 전 CEO 영입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나는 이들을 `돌아온 CEO''(re-CEO)라 부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제너럴 일렉트릭(GE)과의 합병이 무산된 자동차.항공기장비 업체인 하니웰 인터내셔널은 주주들의 동요를 가라앉히고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마이클 본시뇨르 후임에 하니웰 전신인 얼라이드 시그널사의 회장 겸 CEO였던 로런스 보스디를 선임했다.

컴퓨터업체인 게이트웨이는 매출감소 및 해고조치 후 작년 1월 퇴임한 설립자겸 CEO 테드 웨이트를 지난 1월 재영입했다. 영입 소식이 알려진 후 게이트웨이 주식은 약 15%까지 뛰었다.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리처드 맥긴 CEO가 업계동향을 잘못 파악하고 수익이 감소하자 작년 10월 헨리 샤흐트 초대 CEO를 불러들여 수만명을 해고하고 구조개선과 비용절감을 단행했다.

이들 기업외에 제록스, 캠벨 수프(가전용품), 애플 컴퓨터, 인투이트(금융소프트웨어), 바우시 앤드 롬(콘택트 렌즈), HCA(병원체인), 코닝(광학섬유) 등도 지난6월과 7월 전 CEO들을 재기용했다.

브랜트 편집장은 "전설적인 CEO들이 다시 복귀할 땐 일반적으로 주주들의 요구가 있게 마련"이라며 "돌아온 CEO들은 5년에서 많게는 10, 20년간 경영을 맡아 탁월한 실적과 지도력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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