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 8월 셋째주

중앙일보

입력

1. 박찬호, "짧은 등판 긴 한숨"

박찬호가 또다시 무너졌다.

20일(한국시간) 올 시즌 투, 타 균형이 완벽히 무너진 뉴욕 메츠를 상대로 등판한 박찬호는 무기력한 투구를 보이며 자멸했다.

이 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5이닝을 던진게 아니라 버텼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직구 제구가 되지 않았으며 구속또한 '코리안 특급'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만큼 좋지 못했다.

경기의 패배가 주는 여파는 예상보다 컸는데 박찬호는 인터뷰를 거절할만큼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으며 단짝 배터리인 채드 크루터마저 "실망스러운 투구"로 평가할 만큼 심각한 부진 이였다.

박찬호의 부진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 했는데 구속의 하락과 제구력 불안 등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허리 부상의 의혹을 제시했다. 팔로만 투구를 하기 때문에 구속이 하락함과 동시에 그간 구사해온 투구리듬이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인의 정확한 인터뷰가 없으며 무엇이라 확실히 단정지을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특별한 부상이 없는한 20일의 부진은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찬호는 25일 터너필드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시즌 28번째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2. 클래식 센트럴

2주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많은 스포츠 매체들의 1면에는 "와일드 웨스트"라는 표현이 주류를 이뤘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간의 불꽃튀는 지구경쟁을 두고 한 말들이다.

그러나 지난 주 부터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다. "클래식 센트럴". 내셔널리그 뿐만이 아니라 아메리칸리그 역시 중부지구의 순위 다툼이 점입가경의 모습을 보이자 "와일드 웨스트"를 밀어낸 것이다.

실제로도 지난 주 중부지구 팀들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파죽의 연승 행진을 벌이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주도했고 "기적의 팀" 시카고 컵스는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새미 소사의 홈런포 부활과 더불어 회생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반면 한 때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던 두 팀. 미네소타 트윈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후반기들어 힘이 떨어진 트윈스의 열세가 두드러진다. 가공할 타력을 앞세운 인디언스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 4.5경기 차이로 인디언스가 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3. 김병현, 타격도 잘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 투수 김병현의 세이브 소식은 최근 부진한 박찬호에게 안타까워하는 팬들에겐 무더위의 청량제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더군다나 거포로 이름난 새미 소사를 한 복판 직구로 삼진을 잡는 모습은 통쾌하기 이를데 없다.

그런 김병현이 18일 "사고"를 쳤다.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서 8회말 2사 2루와 3루의 기회에서 컵스의 제프 파세로와 풀 카운트의 접전을 벌이며 우전안타를 뽑아내 2타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 날 경기에서 김병현은 세이브까지 기록, 두 배의 기쁨을 누렸으며 팀 동료들은 매끈한 타격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4. 금주의 프리뷰

25일 박찬호는 전통의 강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시즌 28번째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승, 패에 대한 예상은 의미가 없다. 얼마나 던질 수 있는가와 어떻게 던졌는가 하는 것이다. 승의 추가는 고액의 연봉과 직결되는 올 시즌이지만 에이스로의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좋은 선수로 평가받기 힘들 뿐만 아니라 고액연봉은 남의 일이 되버리기 쉽다.

지난시즌 마이크 햄튼에 대한 평가는 승이 아니라 방어율 이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경기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 두 팀은 후반기 들어 파죽의 연승행진을 벌이며 한물 갔다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4연전 가운데 첫 경기는 이미 어슬레틱스가 9-0의 완봉승을 거뒀으나 타격이 강한 팀들과의 경기는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투, 타의 조화를 이룬 어슬레틱스의 조심스러운 우세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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