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 신용카드업 진출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 그룹이 카드업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가 최대 주주인 현대캐피탈이 옛 대우그룹 계열사인 다이너스클럽코리아(다이너스카드)인수자로 21일 최종 선정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이날 다이너스카드 기업구조조정회사인 '퍼스트CRV' 의 공개 경쟁 입찰에서 현대캐피탈이 단독 응찰해 지분 50%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경쟁업체가 나타나지 않자 최저 입찰가인 1천6백95억5천9백91만원을 써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한 1백70억원 외의 나머지 금액을 오는 9월14일까지 치른 뒤 퍼스트CRV를 인수할 예정이다.

다이너스카드는 회원 수가 50여만명으로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6위 업체이며, 지난 1999년 8월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다이너스카드 보유자산을 관리할 자산관리회사(AMC)를 선정해 부채탕감.이자감면.출자전환 등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이너스카드가 자본금을 5천만원으로 줄인 뒤 퍼스트CRV의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 퍼스트CRV의 대주주인 현대캐피탈은 사실상 다이너스카드의 주인이 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5년 전부터 카드업 진출을 준비했으며, 부실책임 문제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원만히 처리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현대생명에 대한 부실책임으로 입찰에 제동이 걸렸던 현대캐피탈은 한국증권금융에 1백억원을 맡기고 금융감독위원회에 부실금융기관 분담금을 부담하겠다는 확약서를 냈다.

금감위 관계자는 "정확한 분담금 규모는 예금보험공사의 부실 산정작업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현대캐피탈은 2천5백억여원어치의 증권금융채를 사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 말했다.

금감위는 부실 금융기관의 대주주라 하더라도 분담금을 내면 새로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증권금융채를 산 뒤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적이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지난달 30일 자산관리공사 보유채권 5천1백16억원과 국민은행 등 3개 채권금융기관의 보유채권 1백10억원 등 모두 5천2백26억원의 채권을 현물로 출자해 퍼스트CRV를 설립했다.

이날 현대캐피탈과 함께 응찰할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 등은 금융거래 고객을 15만명 이상으로 늘려 카드회사를 만들거나, 다른 카드회사를 인수해 카드업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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