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차세대 휴대폰 칩' 첫 개발

중앙일보

입력

비동기식 IMT-2000(차세대이동통신, W-CDMA) 휴대폰의 모뎀 칩과 소프트웨어가 세계 최초로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이오넥스(http://www.EoNex.co.kr)는 21일 W-CDMA 모뎀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이날 오후 조선호텔에서 시연회를 가졌다.

W-CDMA 모뎀 칩 및 소프트웨어는 퀄컴과 NTT도코모 컨소시엄 등도 현재 개발 중인 핵심제품으로, 개발에 성공하기는 이오넥스가 처음이다.

이오넥스는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의 생산라인을 사용하기로 계약했으며, 올해 말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오넥스가 개발한 칩과 소프트웨어는 전파에 실려오는 신호를 음성이나 휴대폰 화면에 나타나는 정보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휴대폰의 핵심부품. 현재 CDMA 휴대폰에서 이 역할을 하는 칩은 모두 퀄컴으로부터 수입해 쓴다.

이번에 개발한 W-CDMA 칩.소프트웨어는 특히 데이타 전송속도(4백kbps)가 CDMA용 퀄컴 제품보다 6배 이상 빨라 음성통화는 물론 동영상 정보도 불편없이 받아볼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소프트웨어는 모뎀 칩과 별도로 휴대전화 안의 기억장치에 내장해 사용하도록 돼 있다.

IMT-2000용 국산 칩.소프트웨어가 개발됨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비동기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퀄컴으로부터의 칩.소프트웨어 수입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올해 퀄컴에 지불할 칩과 소프트웨어 구입액은 약 7억6천만달러(9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세계 IMT-2000 시장의 85%가 비동기식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상당한 수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오넥스의 이중수 이사는 "2003년 5천억원, 2004년 1조2천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오넥스는 이번 W-CDMA 전용 칩.소프트웨어 개발에 이어 내년 3월까지 3세대 비동기식인 W-CDMA와 동기식 겸용제품을, 2003년 3월까지는 비동기식 2.5세대인 GPRS와의 겸용품을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오넥스는 지난해 4월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기술진이 모여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그동안 W-CDMA 칩 및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으로 9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윤.권혁주 기자 hj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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