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우리가 수출전선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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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막바지 휴가 열기로 뜨거운 지난 주말.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 수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휴맥스(http://www.humaxdigital.com)의 경기도 용인 공장의 조립라인은 수출물량을 대느라 쉴틈이 없다. 컨베이어 벨트가 쉼없이 돌아가고 거기에 맞춰 근로자들의 손길 역시 바쁘다.

공장 한편에는 늘어나는 주문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라인 증설 공사가 한창이다. 조립라인 끝에는 내열.내습 테스트 등 품질검사를 마친 제품이 포장되고 있었다.

김대원 생산부문 과장은 "여름은 보통 비수기였지만 올해는 중동.유럽 등에서 몰려오는 주문량을 생산하느라 휴가도 일주일에서 사흘로 줄이고 시간외 근무까지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천1백억원. 지난해 전체 매출 1천4백여억원에 벌써 육박하고 있다. 제품을 전량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액이 곧 수출액이다.

휴맥스는 중동과 유럽 소매시장에서 각각 80%와 4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노키아.필립스.파나소닉 등 세계적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당당히 자기상표로 밀고 나간 덕분에 이익도 많이 난다. 이 회사의 상반기 순익은 3백62억원. 우량 제조업체라도 매출액 대비 순익이 5%를 넘기기 힘든 판에 매출액의 30%가 순익이다.

이종혁 생산부문장(이사)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엄격한 품질관리, 발빠른 기획이 휴맥스의 경쟁력" 이라고 말했다. 생산공정을 1백% 아웃소싱하고 있는 휴맥스의 본사 직원은 2백70여명. 이중 절반 이상인 1백50명이 연구직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http://www.kfsb.or.kr)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수출은 4.9% 줄었지만 중소기업 수출은 7.0%가 늘었다. 전체 수출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협중앙회 국제협력처 최경영 과장은 "중소 수출업체가 늘어나고 최근에는 IT수출이 급증하며 중소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지고 있다" 고 분석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내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모니터 전문제조업체인 카디날(http://www.cardinalmonitor.com)은 최근 자동화 라인을 증설, 생산규모를 월 2만대에서 5만대로 늘렸다. 이달 초 1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이 기대되는 중국시장으로 2천대의 모니터를 첫 선적했다.

이 회사 최만식 이사는 "직원 45명이 휴가를 반납한 채 물량을 대기 위해 일에 매달리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3백50억원. 매출의 70%가 수출이다.

목재전문기업인 동화기업(http://www.dongwha.co.kr)도 새로 개발한 강화마루의 중국수출이 늘며 8월 첫째 주 실시하던 생산라인의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들어 강화마루의 생산량을 기존 생산량의 3배 정도인 월 5만평으로 늘렸지만 이마저도 모자라 증설을 계획 중" 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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