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투· 타· 수 '3박자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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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나 원…. "

현대 김재박 감독은 팀이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전패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8일 경기에서도 두산의 뒷심에 눌려 5 - 6으로 전세가 뒤집어진데 이어 연일 뼈아픈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현대는 지난 5일 수원 삼성전 이후 3연패를 기록했다. 삼성에 두게임 차로 앞선 1위로 후반기를 시작했던 현대는 이후 12경기에서 6승6패 반타작만을 거두며 9일 2.5게임 차로 삼성을 쫓는데 바쁘다. 이유는 무엇일까.

◇ 마운드의 난조〓전반기 팀 방어율이 3.88로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했던 현대는 후반기 들어 5.00으로 떨어졌다.

선발 김수경이 지난달 말 허리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공백이 컸다. 더군다나 김선수는 지난주 2군 연습 도중 오른손 검지가 찢어져 언제 복귀할지 장담할 수 없다.

악재는 더 있다. 팀내 최다승(10승) 투수 전준호가 9일 베이스 커버를 하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느끼며 강판, 당분간 결장이 예상된다. 지난달 긴급히 영입한 외국인 구원투수 엔리케스는 두경기에 나와 1패.방어율 10.80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 잠잠한 방망이〓후반기 팀 타율은 0.281로 전반기(0.264)보다 나아졌지만 영양가가 별로 없다. 박재홍.박경완.심정수.박종호.이숭용 등 중심 타자들이 최근 다섯경기에서 모두 2할대의 빈타에 머무르고 있어 후반기 경기당 평균 타점은 전반기 5.80에서 4.58로 떨어졌다. 전반기 경기당 1.37개꼴로 터지던 홈런포도 0.66개로 급감했다.

현대 벤치는 타순도 바꿔보고 특타 훈련도 시켜봤지만 이들의 방망이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 구멍난 수비〓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비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일 우익수 심정수가 두산 김동주의 타구를 놓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데 이어 9일에는 내야 수비가 흔들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현대는 한화(81) 다음으로 많은 7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현대의 수비가 불안한 이유는 내야 수비의 핵인 박진만이 올시즌 22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부진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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