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감독, "이천수 기본적으로 OK"

중앙일보

입력

이천수(고려대)가 거스 히딩크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10일(한국시간) 열린 네덜란드 1부리그 RKC발베이크와의 연습경기에서 이천수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센터링, 날카로운 패스 등을 여러차례 완벽하게 해내 히딩크감독이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히딩크감독은 불과 5개월 전 이천수를 퇴짜놓았던 당사자. 숨인 인재를 찾기 위해 3월 20일 효창운동장을 방문, 고려대-방송통신대의 경기를 지켜봤던 히딩크감독은 이천수에 대해 "전체적인 움직임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말로 일축한 뒤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이번에도 코칭스태프들의 조언에 따라 이천수를 대표팀에 포함시켰지만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히딩크감독은 이날 연습경기가 끝난 뒤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경험을 더 쌓을 필요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OK"라고 평가했다.

선수 개인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 히딩크감독이 "OK"라는 단어를 쓰면서까지 칭찬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밀레니엄스타로 불리던 이천수는 최근 유럽진출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데다 국내경기에서는 심판에게 욕설해 도덕적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지만 유럽팀과의 경기에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미리부터 찍혀 왔다.

지난해 4월 한국과 A매치를 했던 유고의 보스코프 감독은 당시 이천수에 대해 "유럽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밝혔고 한국의 전력탐색차 이 경기를 지켜봤던 중국의 밀루티노비치감독도 "유럽감독들이 반할 만한 기량"이라고 추켜세웠었다.

5개월사이에 히딩크의 평가를 180도 돌려놓는 데 성공한 이천수가 완전히 주전을 굳히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발베이크<네덜란드>=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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