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단계로 평가됐던 한국 여자축구가 타이거풀스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를 통해 세계 수준에 한 발 다가선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역대 전적상 절대 열세에 있던 일본을 맞아 상대수비진의 혼을 빼며 1-1로 비긴데 이어 5일 우승 후보중 하나로 꼽혔던 브라질을 3-1로 격파하는 놀라운 실력을 뽐내는 등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더욱이 한국 여자대표팀은 남자 선수 못지않은 시원스런 플레이로 축구팬들의이목을 집중시키며 세계 정상권 진입에 대한 청신호를 켠 것. 특히 브라질전에서 이지은은 26ｍ 거리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을 날려 골네트를 갈랐고 차성미도 패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차는 `고감도' 슛까지 날리며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더욱이 한국은 돌파력과 헤딩, 몸싸움 등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손색 없는 기량을 선보인데다 한국여성 특유의 끈질긴 승부근성까지 더해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 때문에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 축구 정상권 도달은 남자 보다 여자축구에 먼저 기대를 거는 편이 낫다는 성급한(?)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출범 10여년의 짧은 역사에다 단 3개의 실업팀과 10개의 대학팀 선수들로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한국 여자축구의 `척박한 풍토'가 세계 정상권 도약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 이번 대회 한국 여자축구가 일궈낸 성과는 가히 `대박'이라 할 수 있지만 세계 정상권 도약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4년제대학 축구팀 창단등 국내 여자축구 저변확대와 지원 강화 등 노력에 가속도가 붙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