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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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반기문(左), 이명박(右)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근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농담 삼아 한 얘기라고 한다. 반 총장이 한국 출신이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한국계임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반 총장은 22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발언을 전했다.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19일)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20일) 등 잇따른 외교적 성과를 축하하면서다.

 반 총장은 먼저 “녹색성장과 관련한 나머지 외교적 분야에 있어서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국제사회가 평가한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국제사회에서 크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2008년 코펜하겐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같이 이틀간 밤을 새우며 환경분야에서의 세계은행이라 할 수 있는 GCF를 합의 본 게 기억이 난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큰 국제기구를 유치한 데 따른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같이 고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GCF의 유치는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국격 상승에 따른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오바마의 발언을 떠올린 건 이 대목이었다고 한다. 반 총장은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한국의 성공은 늘 교육에서 나온다’고 말해 교육 분야의 유엔 사무총장 특사로 활동 중”이란 소개도 했다.

 반 총장은 “(한국에 있는) 국제백신연구소를 통해 한국이 북한 영·유아에 대한 백신 지원을 한 건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말했 다. 두 사람의 대화는 6분여 동안 이어졌다.

 ◆오늘 GGGI 창립=한국이 주도해 설립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23일 국제기구로서 창립총회를 연다. 지난 6월 유엔지속가능정상회의(리우+20)를 계기로 16개국이 GGGI 설립협정에 서명했고 이 중 덴마크·가이아나·키리바시가 한 달 전에 협정 비준을 마침으로써 가능해졌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선 국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았다. 비준안은 현재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위에 회부돼 있다. 정부에선 “GGGI 본부를 서울에 두기로 했지만 비준이 늦어지면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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