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태양광 ‘어닝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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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태양광업체 OCI의 3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어닝 쇼크’(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것)라고 할 정도다. 증권가에서는 서둘러 목표주가를 낮추고 사실상 ‘팔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다른 태양광 관련 주가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OCI 주가는 장중 한때 15만원대까지 밀려 1년 만에 가장 낮은 값에 거래됐다. 외국계 창구에서 ‘사자’ 주문이 나오며 이 회사 주식은 전날보다 0.31% 오른 16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불과 1년6개월 전 6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OCI 주식은 그 사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전날 OCI는 크게 악화된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9%, 89.6% 줄어든 7576억원과 330억원이었다. 증권사가 예상한 이익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태양전지의 원료,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318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증권업계에선 실적이 악화될 것은 알았지만 적자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기료가 오르고 태양광 설치가 급감하면서 폴리실리콘 부문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컸고,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도 기대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22만5000원에서 18만3000원으로 끌어내렸고, 대신증권(28만원→21만원), 우리투자증권(23만원→20만원), SK증권(25만원→20만원)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8일 종가보다 낮은 16만원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매도하라는 의견이다.

  OCI의 어닝 쇼크 여파로 다른 태양광 관련주도 하락했다.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제조하는 넥솔론은 2.42%, 한화케미칼은 1.05% 하락했다.

  터널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는 4분기에도 태양광 업체의 사정이 나아지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폴리실리콘 시세는 계속 떨어지는데 저가로 판매하지 않으려면 공급량을 더 줄여야 한다. 최근 2주간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은 9.7% 급락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CI는 4분기엔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적자가 더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13.7%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은 과잉인데 수요는 줄어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태양광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원가를 절감하며 가동률을 낮춰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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