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자오쯔양 며느리 앞세워 중국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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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런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며느리인 마거릿 런(중국명 런커잉·任克英)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중국 부문 회장에 임명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BAML 내부 문서를 인용, 17일 보도했다.

 마거릿 런은 직전까지 BNP 파리바의 중화권 기업금융책임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광둥(廣東)성 서기를 지낸 런중이(任仲夷)의 딸로, 자오쯔양의 넷째 자식인 쓰쥔(四軍)과 결혼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에 시동을 걸던 1978년 프린스턴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미국 유학 1세대다. 이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거쳐 씨티그룹 부회장에 오르며 스타 은행가로 떠올랐다. 2004년 중국 최대 보험사인 중국생명의 미 증시 상장과 관련해 금융 당국에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는 스캔들로 씨티그룹을 떠났지만 2006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2007~2009년 메릴린치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SCMP는 런의 임명에 대해 “BAML이 중국 본토 공략을 위해 지름길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중국 금융계에 막강한 인맥을 형성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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