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슬람 반군 40년 전쟁 끝내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40여 년을 끌어온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 간 분쟁이 역사적 종식의 계기를 맞았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필리핀 최대 이슬람 반군 세력인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MILF)’ 대표단이 15일 마닐라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고 AFP 등이 이날 보도했다.

 MILF는 민다나오섬 등 필리핀 남부를 거점으로 1970년대 초반부터 자치권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이 기간 동안 17만여 명의 희생자를 냈으며 현재도 약 1만2000명의 무장 반군이 활동하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과 MILF 측은 필리핀 남부 지역에 이슬람 자치지역인 ‘방사모로’주를 신설키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측이 ‘15인 과도위원회’를 설치해 자치의 세부 내용을 마련해 2년 후에 방사모로주를 공식적으로 세울 계획이다. 필리핀 정부는 새 주에 대해서도 국방·안보·외교·통화 분야의 지배권은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협정은 의회 비준과 국민투표를 거쳐 아키노 대통령의 6년 임기가 끝나는 2016년 중반 이전 공식 체결된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까진 이웃한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민다나오섬의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을 지원할 방침”이라 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