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특집] 명승부 명장면 [5] 1980-1989

중앙일보

입력

1980년 아메리칸리그의 출발은 좋았다. 스티브 스톤(볼티모어 오리올스)과 토미 존(뉴욕 양키스)은 4회까지 내셔널리그 타선을 노히트로 막았으며, 프레드 린(보스턴 레드삭스)는 5회초 선제 2점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5회말 켄 그리피 시니어(신시내티 레즈)가 내셔널리그의 첫 안타를 솔로홈런으로 장식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셔널리그 타선은 6회 연속안타로 호투하던 존을 무너뜨렸고 결국 4-2로 승부를 뒤집었다. 내셔널리그는 9연승 포함 앞선 18경기에서 17승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아메리칸리그의 뒷심 부족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아메리칸리그는 6회말까지 3-2로 앞섰지만 7회 1점 · 8회 2점을 허용, 4-5의 역전패를 당했다.

마이크 슈미트(필라델피아 필리스)는 8회 역전 2점홈런을 날렸으며, 개리 카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MVP를 차지했다.

1981년의 올스타전은 시즌 초 50일간의 파업이 있었던 탓에 8월 10일에 열렸는데, 총 72,086명의 관중이 클리블랜드 스타디움을 찾아 올스타전 최다관중기록을 세웠다.

1982년에도 선취점은 아메리칸리그의 몫이었지만, 경기는 내셔널리그의 4-1 승리로 끝났다. 레즈의 유격수 데이브 컨셉시언은 2회말 데니스 에커슬리(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2점홈런을 뽑아내며 MVP에 올랐다.

1983년 아메리칸리그는 마치 그동안의 수모를 한번에 갚으려는 듯 15안타의 폭죽을 터뜨렸다. 프레드 린(캘리포니아 에인절스)는 3회말 올스타전 역사상 최초의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MVP를 수상했다. 뉴욕 양키스의 데이브 윈필드는 3타수 3안타를 때려냈지만, 만루홈런을 기록한 린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아메리칸리그의 13-3 승리.

1984년의 올스타전은 '삼진 파티'였다. 마운드에 오른 10명의 투수들은 저마다 1개 이상씩의 삼진을 잡아내며 총 2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페르난도 발렌주엘라(LA 다저스)와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는 각각 5회와 6회, 아웃카운트 모두를 삼진으로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기는 내셔널리그가 3-1로 승리했으며, 개리 카터는 결승홈런으로 두번째 MVP의 영광을 안았다.

이듬해 1-6으로 패한 아메리칸리그는 86년에도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보스턴 레드삭스의 로저 클레멘스는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대회 MVP에 올랐다. 86년의 올스타전은 클레멘스의 야구인생을 바꾸어 놓은 일전이기도 했다. 타석에서 드와이트 구든의 직구를 상대하다 강속구의 위력을 깨닫게 된 클레멘스는 이후 직구의 파워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투수가 됐다.

내셔널리그는 1987년에도 13회초 연장 끝에 2-0으로 승리하며 상대전적 39승1무18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1988년을 기점으로 두 리그의 위치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테리 스타인박(오클랜드 어슬레틱스)과 데이브 윈필드의 활약으로 88년의 올스타전을 2-1로 잡아낸 아메리칸리그는 이듬해에도 5-3으로 이기며 1958년 이후 31년만에 2연승을 거뒀다.

보 잭슨(캔자스시티 로열스)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MVP를 차지했으며, 웨이드 보그스(보스턴 레드삭스) · 커비 퍼켓(미네소타 트윈스) · 헤롤드 베인스(시카고 화이트삭스) · 훌리오 프랑코(텍사스 레인저스) ·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 · 마크 맥과이어 · 테리 스타인박(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7명이 나란히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