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총파업 불참' 배경]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노조(위원장 이상욱)가 민주노총의 연대파업 불참을 선언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노조를 중심으로 오는 5일부터 강력한 2차 연대파업을 벌이려했던 민주노총의 투쟁노선에 차질을 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결정을 보아가며 파업 참여 여부와 수위를 정하려던 현대 계열사와 협력업체의 동참 의지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노조가 파업불참을 결정하게된 배경은 한마디로 안팎 명분이 약하다는 것 때문이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내부적으로 노사갈등 요인이 없다.

임·단협과 관련해 노조는 지난달 말에야 회사측에 '임금인상 요구안'을 발송했을뿐 아직 협상대표가 상견례도 갖지 않아 노사간에는 파업할 만한 아무런 이유가없다.

그렇다면 외부적 요인을 찾아야 하는데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하자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는 화섬업계를 중심으로한 1차 연대파업과 효성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시위가 화염병과 돌이 난무하는 과격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등을돌려버린 상태라 또 다시 공장을 세우고 거리로 나갈 명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단일 노조로 국내 최대의 규모이면서 국가경제 파급효과가 엄청난 현대자동차가 민주노총 지침에따라 '총대'를 멨을 경우에 닥쳐올 경제적 충격과 국민적 우려 등 노조의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 노조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8월말로 끝나고 곧 차기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현 집행부로서는 조합원의 권익과 직접 관계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한 파업에 힘을빼앗길 수 없다는 것도 불참 결정의 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아무튼 울산시민들은 현대자동차 노조의 이같은 결정을 매우 환영하고 있다.

심완구(沈完求) 울산시장은 "현대자동차 노조가 국가경제를 위해 당연하지만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었다"며 "국가경제를 위해 노와 사, 정부가 모두 노력하자"고 말했다.

시민들도 "현대자동차 노조의 결정으로 지역및 국가경제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덜게 됐다"며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현재의 파업국면을 하루빨리 풀어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서진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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