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초반돌풍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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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돌풍이라는 말은 싫다.'

만년 하위팀으로 분류돼 온 대전 시티즌이 프로축구 2001 POSCO K-리그에서 2연승, 녹색그라운드에 또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개막전에서 전북 현대를 4-1로 초토화시킨 데 이어 지난해 챔피언 안양 LG마저2-0으로 완파하자 다른 팀 관계자들은 물론 대전을 약체로 분류했던 전문가들도 새로운 눈으로 선수들을 샅샅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러다 말겠지'하는 비아냥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대전이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초반 선두를 달리다 결국 본색(?)을 드러내며8위에 그친데다 올 시즌 첫 대회였던 아디다스컵대회에서도 초반 잘 나가다 결국 4강에도 오르지 못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 이러한 비아냥에 대해 이태호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선수들에게 형처럼 대하지만 때로는 호랑이감독으로 변신하는 이태호감독은 "초반돌풍이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다"며 이미 여러차례 선수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태호감독은 밋밋했던 지난해와 달리 힘이 있고 빠른 플레이를 펼치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유도, 초반돌풍을 끝까지 이어갈 작전이다.

이를 위해 이감독은 현재 구축돼 있는 기본 공격 시스템을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즉 플레이메이킹을 맡은 이관우와 좌, 우측 공간을 파고드는 신인 탁준석, 정영훈, 그리고 최전방 공격을 맡는 김은중, 공오균 등이 부상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이감독은 주전들중 체력이 떨어지는 기미가 보이거나 컨디션이 나쁜선수들은 1패, 2패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히 엔트리에서 빼는 `수'도 고려하고 있다.

또 다시 시즌 개막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이 과거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팀스타일이 달라진 것과 궤를 같이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지가 벌써부터 관심이다. (대전=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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