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과학도시 '아카렘고로독' 주목

중앙일보

입력

시베리아 한복판에 있는 인구 10만의 아카뎀고로독(Akademgorodok)이란 도시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만 게이단렌(經團連) 등 일본 정.재계 대표 40명과 영국 공업협회 소속 실업가 2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아카뎀고로독은 '학문의 도시' 라는 뜻.

러시아 학술원 시베리아 분소(http://www.sbras.nsc.ru/consult/index.htm)의 본거지로 세계 수준을 자랑하는 러시아 기초과학기술의 보고(寶庫)로 통한다.

여의도의 절반만한 면적에 핵물리학.수학.화학 등 20여개의 연구소가 밀집해 있다. 인구 10만 중 2만7천명이 연구원이다.

러시아 최고 학자인 아카데미션이 1백30명, 국가 박사가 1천5백명, 일반 박사가 5천명이다.

아카뎀고로독은 인천공항에서 시베리아항공을 타고 5시간을 가 도착하는 러시아 3대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져 있다.

1957년 세계 최초의 '계획' 에 의해 건설된 과학도시로 기네스북에도 실렸다. 이 도시를 모델로 68년 일본 쓰쿠바 학연도시가, 73년엔 한국 대덕연구단지가 세워졌다.

아카뎀고로독이 강한 분야는 지질학.핵물리학.화학.수학.유체역학.고고학 등이다.

무기화학연 소장으로 아카데미션인 쿠즈네초프는 "우랄산맥 서쪽(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신 아카뎀고로독을 중심으로 톰스크.옴스크.크라스노야르스크 등 시베리아가 러시아 과학기술의 본거지로 자리잡았다" 고 말했다.

한국과의 관계는 초보 단계다. 배재대가 한.러 기술협력센터 설립을 준비 중이고 지난달 대전시가 노보시비르스크시와 자매결연을 하기로 했다.

한.러 기술협력센터의 한국측 대표인 배재대 임대영 교수는 "시베리아의 기반기술과 한국의 응용기술이 만나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것" 이라고 말했다.

[노보시비르스크=이석봉 기자]factfi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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