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사격유망주 김형미 스카우트파동

중앙일보

입력

여고생 사격유망주 김형미(울산여상 3)가 진로를 둘러싼 갈등 속에 1개월이 넘도록 총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애틀랜타월드컵 여자공기소총 우승자인 김형미는 최근 학교측과 상의없이 갤러리아사격단과 입단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 체육부가 자체징계를 내리면서 지난달 초부터 연습을 못하고 있으며 20일 열리는 봉황기대회에도 나서지 못하게됐다.

학교측은 일단 출전신청은 했지만 대회 전날인 19일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최종결정하고 김형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2명만 상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수선수를 지역에 남기려는 시체육회와 대학 사이에서 선수가 홍역을 치렀던 지난해의 `강초현파동'과 흡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창 기량이 뻗어나가고 있는 때 한달 넘게 총을 놓고 있는 것도 그러려니와 봉황기는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의 하나로 치러지면서 김형미가 입을 정신적 타격이 커그의 재능을 아끼는 사격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것.

이 학교 김용회(45) 체육부장은 김형미의 징계배경에 대해 "김형미측이 자신을 길러준 학교와 상의없이 진로를 결정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선수를 훈련시키거나 대회에 출전시키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학교의 재량"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형미의 부친 김용철(47)씨는 "강초현과 입단 예정인 김선화 등 우수선수를 보유한 갤러리아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학교측이 특정팀에 보내려는 의지가 명확해 학교와 상의할 경우 희망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독자적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한 사격인은 "진로결정과정에서 학교측을 배제한 실업팀과 학부모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자라나는 꿈나무에게 훈련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선수를 최우선해 고려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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