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또 ‘초가을 야구’만 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7면

허우적거리던 롯데가 가까스로 연패의 늪을 탈출했다. 하지만 ‘가을 야구’를 앞두고 연이은 주전들의 부상에 양승호(52) 롯데 감독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손아섭이 1-1로 맞선 7회 말 1사 3루에서 1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려냈고, 이어진 1·3루에서 황재균의 3루수 앞 땅볼로 추가점을 올렸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이달 초까지 2위를 유지하면서 선두 삼성을 추격했다. 그러나 양승호 감독은 삼성보다 SK를 더 의식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규시즌 2위를 해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선두 욕심을 내다가 탈이 날 수 있다. SK를 먼저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현실적인 전략을 세웠지만 롯데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가장 큰 이유다. 18일 SK전에서 포수 강민호가 김강민과 충돌해 목과 허리를 다쳤다. 에이스 유먼은 20일 넥센전에서 오른발 부상을 입어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박종윤은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광대뼈에 실금이 갔고, 조성환은 수비 도중 본인의 스파이크에 발목을 찍히는 부상을 당했다. 외야수 김주찬은 왼무릎이 아프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은 전력 약화를 가져왔다. 주전 선수 절반이 빠진 타선은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일에는 네 차례나 만루 찬스를 잡고도 1득점에 그쳤다. 이날 역시 3회와 7회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은 없었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SK에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롯데 팬들은 ‘초가을 야구’가 아닌 11월 초까지 이어지는 ‘늦가을 야구’ 또는 ‘초겨울 야구(한국시리즈)’를 원한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두산을 한 게임 차로 따돌렸지만 아직 3위다. 잠실에서는 SK가 두산을 3-1로 제압하고 4연승을 달렸다. 목동에서는 KIA가 넥센을 7-0으로 이겼다. KIA 선발 서재응은 9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을 따냈다.

부산=유병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