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김대현 29개월 만에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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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보다는 쇼트 게임이다. 매치플레이 경기인 만큼 최대한 정확한 샷으로 승리를 따내겠다(홍순상).”

 “드라이버를 갖고 놀 만큼 샷감이 돌아왔다. 장타를 살려 우승을 노리겠다(김대현).”

 23일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트룬 골프장. 홍순상(31·SK텔레콤)과 김대현(24·하이트·사진)은 결승전을 앞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홍순상은 매 홀 정교한 샷과 퍼트로 타수를 줄이겠다고 했고, 김대현은 호쾌한 장타로 정신력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선수의 자존심 싸움은 경기 전부터 달아올랐다.

 승부 역시 뜨거웠다. 전반 9번 홀까지 김대현이 1홀 차로 앞선 상황. 홍순상은 정교한 어프로치 샷을 앞세워 10, 11번 홀을 연속으로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대현의 장타가 불을 뿜었다. 12번 홀(파4)에서 동점을 만든 김대현은 14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버디를 낚았다. 이 홀에서 파에 그친 홍순상은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내내 쾌조의 샷감을 유지한 김대현은 후반으로 가면서 퍼트감까지 살아났다. 김대현은 15번 홀(파3)에서 홍순상이 보기를 하는 틈을 타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2홀 차로 격차를 벌렸다. 결국 승부는 힘을 앞세운 김대현의 승리로 끝이 났다. 2010년 매경오픈 이후 29개월 만에 우승을 거두며 슬럼프의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 김대현은 “최근 두 달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산에 올랐고, 밤 9시까지 하루 600~700개의 공을 때렸다”고 말했다.

평창=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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