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베트남 제2‘도이모이’산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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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은 베트남 정부가 곧 개시할 제2의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의 산 모델이 될 것입니다.”

 베트남의 최고 국가 엘리트들을 교육하는 베트남 공산당 중앙당교 교장 겸 당 중앙위원 타 응옥 탄(58·사진) 원장(장관급)이 21일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서울을 찾았다.

 탄 원장은 “1986년 베트남이 1차 도이모이를 실시해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26년이 지난 지금 제2의 도약을 하려면 한국에서 배울 점이 많아 방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국민의 70% 이상이 빈곤에 허덕였던 베트남은 이제 절대 빈곤층이 10% 이하로 떨어졌고 매년 200만t을 수입했던 쌀도 이젠 700만t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며 “하지만 부동산 폭등으로 은행 이자율이 25%나 되고, 낙후된 금융시스템과 방만한 국가재정 등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도 중진국에 접어든 1990년대에 금융시스템과 국가재정에 문제가 있었으나, 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지 않습니까. 한국의 이런 경험은 올해로 수교 20년을 맞은 베트남이 꼭 배워야할 모델인 거죠.”

 탄 원장은 “이런 취지에 맞춰 내년부터 3년간 베트남 정부의 국, 실장과 부성장급 고위 관리 120명을 한국에 파견해 특별연수를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때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인민군보 기자를 지낸 탄 원장은 10여 년 전에도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베트남 기자단을 이끌고서다. “그때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부터 실시될 베트남 관리들의 한국 연수 프로그램은 외교통상부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 중앙공무원연수원 등이 후원한다.

안의근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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