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또 변신 … 매일 바뀌는 고객 입맛 맞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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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조상호

“고객들 입맛은 매일 아침 바뀐다. 베이커리업계에 혁신은 생존을 위한 숙명이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조상호(61) 총괄 사장의 말이다. 파리바게뜨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국내 212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 국가 브랜드 경쟁력 지수(NBCI)’ 조사에서 1위를 했다. 베이커리 브랜드가 그랜저 같은 제조업의 전통 브랜드를 제친 것이다.

 조 사장은 20일 “파리바게뜨의 역사는 혁신의 연속이었다”며 “식품업계 처음으로 파리바게뜨가 NBCI 1위에 오른 건 창의적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의 소득이나 생활패턴에 맞춰 꾸준히 혁신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1945년 서울 을지로에 문을 연 빵집 상미당(현 삼립식품)에서 출발했다. 파리바게뜨는 SPC그룹이 88년 ‘프랑스 정통 빵의 맛’을 표방하며 시작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다. 현재 전국 3100여 개 매장에 하루 평균 80여만 명이 찾는다.

 조 사장은 “80년대 중반 이전만 해도 빵은 배고픔을 달래는 수단에 불과해 봉지에 담아 진열만 하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소비자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맛이 중요해졌다고 한다. 파리바게뜨는 그래서 베이커리업계 최초로 휴면생지를 활용한 베이크오프 시스템을 도입했다. 본사에서 빵 반죽을 굽기 직전 상태로 만들어 영하 30~35도로 급속 냉동한 뒤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팔도록 했다. 2000년대 초에는 매장을 카페형으로 바꿨다. 매장 인테리어를 편안하게 바꾸고 커피 같은 음료를 팔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앞으로도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매장마다 개방형 무선인터넷망(Wi-Fi)을 설치했다. 가족단위 고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그는 “2인 가족이나 맞벌이가 늘고 있다”며 “고객 니즈를 반영해 또 혁신하지 않으면 1등 자리를 오래 못 버틸 것”이라며 웃었다.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업계의 독보적인 1위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제재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행위 지적을 했다.

 “파리바게뜨는 베이크오프 시스템, 카페형 매장, 샌드위치·디저트 판매 등 계속 변신 중이다. 브랜드의 얼굴 격인 BI(Brand Identity)도 4년마다 바꿨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매장 넓이도 8평에서, 13평, 20평 등 계속 커졌다. 우린 임대료가 비싼 나라다. 가맹점주들이 단기적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규모가 커진다.”

 - 가맹점주와의 공생이 중요하지 않나.

 “파리바게뜨의 혁신으로 가맹점당 매출도 1998년 하루 평균 60만~70만원에서 현재는 180만원 정도로 증가했다. 점포당 매출이 늘어나니 점포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업은 할 사람이 없으면 망한다. 그것도 아주 순식간이다. 가맹점주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앞으로는 대학생 자녀에 대한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파리바게뜨가 NBCI 1위에 오른 것은 앞으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100개), 미국(21개) 등 총 123개의 해외 매장이 있다. 그는 “시간을 갖고 브랜드 가치를 다져 해외에서도 일등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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