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5번 - 청야니 3번 롱 아이언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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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청야니(左), 신지애(右)

“프로 전향 이후 처음으로 3번 아이언을 캐디백에 넣었다.”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청야니(23·대만)는 경기 시작 직전에 “특별한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신에 레스큐 22도(유틸리티 우드)를 가방에서 뺐다”고 덧붙였다.

 같은 질문에 신지애(24·미래에셋)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5번 아이언을 들고 나왔다”고 대답했다. 지난주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폴라 크리머(26·미국)와 아홉 홀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쥔 신지애는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청야니와 신지애는 공교롭게도 모두 롱 아이언을 ‘비장의 무기’로 들고 나왔다. 바람 때문이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에는 1라운드가 진행된 13일 오후(한국시간) 초속 10m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전날 연습 라운드 때는 초속 20m의 강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청야니는 “최근 2년 동안 클럽 구성을 바꿔본 적이 없는데 강한 펀치 샷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티샷에서 거리 욕심을 줄이고 대신 세컨드 샷에서 롱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리는 전략이다. 바람은 세고,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깊고, 벙커 턱은 높기로 악명 높은 이 바닷가 링크스 코스는 선수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청야니는 “2006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37·미국)가 우승했을 때의 경기 장면을 구해 봤다”고 말했다. 우즈는 당시 낮고 강한 아이언 샷으로 바람을 뚫었다.

 청야니와 신지애는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각각 3번 아이언과 5번 아이언을 여러 번 썼다. 첫날은 신지애의 판정승이었다. 신지애는 13일 오후 10시30분 현재 1언더파(버디 3, 보기 2개)를 기록해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청야니는 이븐파(버디 4, 보기 2, 더블보기 1개)로 신지애에게 1타 뒤졌다. 강혜지(22)가 17번 홀까지 2언더파로 단독선두다. J골프가 대회 2라운드는 오후 9시부터, 3~4라운드는 오후 10시부터 전 라운드를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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