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 내우외환… INI스틸 고로건설 선언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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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소재주의 대표 주자로 기세등등했던 철강주들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지난 3월말까지도 철강주들은 1분기 실적 호조와 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구가했다. 그 덕에 정보기술(IT)주들의 부진을 메우며 증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했다.

그러나 4월 들어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미국.EU쪽에서 제품가격 하락 조짐이 일면서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대차 그룹의 INI스틸이 고로 건설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국내 업계간의 공급 과잉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17일 포스코는 7일만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해 17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의 연중최고치(22만9000원)에 비해 23%나 급락한 것이다.

다른 철강업체는 상황이 더 나쁘다. 올해 고점 대비 현대하이스코는 30% 이상, 동부제강.동국제강은 45%가까이 추락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같은 철강업종의 부진을 놓고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중국발 수요감축 우려를 내세워 철강업종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과 현지 철강업계의 증설 경쟁을 꼽았다.

반면 최근 약세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일 뿐이란 반론도 나온다. 대투증권 박상규 연구위원은 "중국발 공급과잉이 가장 큰 우려지만 이는 봉형재 등 저급 상품에 국한되는 것일 뿐 국내 철강업계의 주력 수출상품인 고급재의 수요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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