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메트,女허벅지를…'아랍권 분노 영화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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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화 ‘무슬림의 무지’에서 이슬람교의 예언자 마호메트가 “악마가 보인다”며 여인에게 호소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아랍국가의 반미 감정을 자극해 리비아 주재 미 대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의 죽음까지 초래한 ‘무슬림의 무지(Innocence of Muslims)’. 유튜브에 올라온 13분짜리 트레일러(홍보영상)만 보면 영화라고 하기에는 조악한 작품이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사막 배경을 처리하고 아랍계 배우들이 영어로 연기하는 등 아마추어 티가 확연하다.

 이 트레일러는 지난 7월 올라왔지만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주 아랍어로 더빙된 버전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영화는 예언자 마호메트를 아동 노예와 혼외정사를 옹호하는 바람둥이 동성애자로 묘사했다. 특히 마호메트가 여인의 허벅지를 파고들면서 “악마가 보인다”고 호소하거나 당나귀를 가리켜 “이슬람 첫 신자네?”라고 말하는 장면 등 1분가량의 압축버전이 문제가 됐다.

이집트 TV와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이를 보도하고 일부 강경 이슬람 성직자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이집트와 리비아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번졌다.

 영화를 만든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이스라엘계 부동산 개발업자 샘 바실(52). 알자지라 방송은 그가 이집트 토착 기독교파인 콥트 기독교인이라고 보도했다. 바실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슬람의 문제점을 노출하는 게 고국을 돕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영화는 총 2시간 분량으로 100여 명의 유대인이 보태준 성금 등을 합해 제작비 500만 달러가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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