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족’ 덕분에 피부과에 남성환자들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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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피부는 경쟁력이라는 광고카피가 있었다. 그만큼 피부에 신경을 쓰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예전에는 피부과나 피부전문한의원 등은 여성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여 그런 곳을 찾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남성들은 본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위해서 외모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피부과와 한의원 등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피부트러블을 해결하고 여성 못지 않은 피부로 관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울산 여드름 한의원 김원장은 “해마다 병원을 내원하는 남성환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한다.

남자는 여성에 비해 피부 트러블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남자들은 모공이 크고 피지 분지가 많기 때문에 유분이 많으며, 뾰루지나 성인여드름 등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유분이 많다는 것은 반대로 피부 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결국 속 피부까지 건조해질 가능성이 높아 각질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스크럽 등 무리한 각질제거는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남성들은 흡연, 음주,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여드름이 처음 발생하는 시기인 사춘기에는 턱 주변의 수염이 굵어지면서 모공의 입구를 막는 경우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면도 탓에 피부 상처가 원인이 돼서 악화되기도 한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피부건강에 대해 관리를 덜 하기 때문에 피부에 트러블이 잦아지고 쉽게 흉터가 생기곤 하는 것이다.

울산 하늘체한의원 김호진 원장

또한 성인 여드름의 경우는 피부 외적인 문제뿐 아니라 내부 순환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건강상태에 대한 점검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한방 여드름치료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흡연, 음주를 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현저히 높은 남성들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간과 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고 한다.

ㅎ한의원 김호진 원장은 “여드름을 그 자체로만 보고 치료하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인 건강상태와 함께 치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성의 경우 피부트러블이 나기 쉽지만 그만큼 피부 회복력은 여자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와 꾸준한 관리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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