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모바일 사고 … 민주당 반쪽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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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울산시 남구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울산 지역 대선 후보 경선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반쪽으로 진행됐다. 세 후보는 전날 진행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가 공정성을 잃었다고 반발해 불참했다. 유인태 의원, 임채정 당 선거관리위원장, 이해찬 대표, 우상호 최고위원(왼쪽부터)이 긴장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스1]

25일 제주에서 시작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이틀째(울산)부터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정세균·김두관·손학규 후보가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한 데 따른 것이다. 파행 책임과 경선 방식 수정을 놓고 지도부와 선관위, 후보 간 입장이 크게 엇갈려 경선 파행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26일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모두 불참한 가운데 울산 지역 현장·모바일 투·개표를 진행했다. 세 후보는 전날 발표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반발, 이날 경선에 불참했다.

 이들은 당 선관위가 제주·울산 지역 모바일투표(ARS방식)에서 네 후보의 이름을 끝까지 다 듣지 않은 채 특정 후보에 투표한 뒤 전화를 중간에 끊은 경우 기권 처리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세 후보 측은 “기호 1번 정세균, 2번 김두관, 3번 손학규, 4번 문재인 후보로 연결되는데 1~3번 중 한 후보에게 버튼을 눌러 투표한 뒤 전화를 끊으면 기권 처리돼 마지막 순번인 문 후보에 비해 크게 표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보통 ARS를 끝까지 다 듣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1~3번을 누른 뒤 곧바로 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세 후보 측은 이어 “선거인단의 투표율이 과거 경선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게 그 반증이며, 이는 특정 후보를 위한 행위”라고 했다. 실제 제주 모바일 투표율(58.6%)은 지난 1·15 전당대회(80.0%)와 6·9 전당대회(73.4%)에 비해 크게 낮았다. 그러나 당 선관위는 “모든 후보의 대리인들이 모여 여러 차례 시연을 했다”며 투·개표를 강행했다. 비(非)문재인 측 대의원들과 참관인은 참여하지 않았다. 당 선관위는 세 후보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기권 표에 한해 재투표를 하고 ▶ARS에서 기호순 대신 후보의 순서를 번갈아 뒤섞어 호명하고 ▶모든 후보가 호명되기 전에 전화를 끊으면 기권 처리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리는 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세 후보 측은 향후 경선 일정의 일시 중단과 함께 동일한 ARS방식으로 이미 진행된 모든 투표의 재투표와 모바일 투표 시스템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세 후보는 이날 긴급 회동을 하고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7일 청주에서의 TV토론회 등 경선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한편 문 후보는 울산 경선에서 4951표(52.1%)를 얻어 김두관(3053표, 32.1%), 손학규(1117표, 11.8%), 정세균(387표, 4.1%) 후보를 눌렀다. 25일 제주에서도 문 후보는 1만2023표(59.8%)로 1위를 기록했다.

울산·제주=강인식·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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