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 "청야니 버디 다 빼앗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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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 버디까지 내가 다 빼앗아 왔어요.”
최운정(22볼빅)이 2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골프 클럽에서 벌어진 LPGA 투어 CN 캐나디안 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 합계 8언더파로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선두다. 이븐파로 경기를 시작해 전반 버디 3개, 후반 5개를 잡은 최운정은 “내일이 생일인데 감이 좋다. 내일 더 큰 생일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언더파는 그의 최저타 타이 기록이다.

최운정은 세계 랭킹 1위 청야니와 한 조에서 경기했다. 1라운드에서는 부담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2라운드 6번홀에서 홀의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그는 이 홀부터 15번까지 10개의 홀에서 버디 8개를 잡았다. 짧은 것도 있고 긴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 집어 넣었다. 일종의 무아지경의 모습으로 보였다. 최운정이 줄 버디를 잡자 전날 6언더파를 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던 청야니의 기세가 꺾이는 듯도 했다. 청야니는 이날 전날보다 드라이버를 훨씬 더 잘 치고도 그린 위에서 성적이 나빠 3오버파를 치면서 3언더파로 미끄러졌다.

최운정은 “어느 순간 눈이 확 트였다. 그린의 브레이크를 보는 것에 확신이 들어 자신 있게 치니 다 들어가더라”면서 “굴리면 들어가는 수준이었고 청야니 버디까지 내가 다 빼앗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운정이 기록한 1퍼트는 10개나 됐다. 퍼트 수는 26개다. 그린 적중을 시킨 홀이 16개 홀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최운정은 지난해 드라이브샷 거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240야드가 채 안됐고 순위는 최하위에 가까운 125위에 불과했다. 그린 적중률은 높았지만 멀리서 홀을 공략을 하니 핀과는 거리가 꽤 됐고 버디를 많이 잡지 못했다. 최운정은 “지난 겨울 거리를 늘리자는 생각에 한국에 아예 가지 않고 플로리다에서 체력훈련과 유연성 훈련 등을 독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야드 정도 거리가 늘어 지난해 보다 아주 편하게 경기한다고 했다.

올해 최운정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49야드로 86위다. 최운정은 실제로는 이 보다 더 나간다고 말한다. 그는 “이상하게도 나보다 거리가 덜 나가는 선수도 기록상으론 나보다 위다. 기록의 허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리디아 고와 치는 3라운드는 청야니와 치는 것보다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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