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존경받는 삼성 뿌리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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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국 시안의 한 호텔에서 삼성전자 DS부문 전동수 사장(왼쪽)과 중국 산시성 자오훙 주임이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在中國, 爲中國(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삼성의 대(對) 중국 전략은 이 한마디로 압축된다. 철저히 중국 현지 기업화하는 한편 중국에 기여하는 업체로 자리잡겠다는 다짐이다.

삼성의 중국 진출 노력은 2001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중국 대응 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한 뒤 더욱 강화됐다. 지난 6월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이끌게 된 최지성 부회장이 첫 공식 해외 일정으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만난 것도 그룹 내 중국 중시 분위기를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재중국’ 전략의 하나로 현지인을 중용한다. 중국 본사의 경우 현지인 상무급을 그룹장에 임명해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전자총괄 자리에 현지인 마케팅 담당자를 임명했다.

제품에도 중국인 취향을 반영한다. 컴퓨터 모니터 뒷면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만든 ‘紅<97F5>(홍운) LED 모니터’는 지난해 100만 대가 팔렸다. 올해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글자인 ‘福(복)’자를 활용한 LED 모니터 디자인을 선보여 호평받고 있다.

‘위중국’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나타난다. 중국삼성은 ‘중국 인민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00개의 희망소학교를 세웠고,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생과 고등학생 404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7년에는 형편이 어려운 백내장 환자 수술 지원사업을 시작해 매년 350만 위안(약 6억2000만원)을 기부해 모두 1만500명 환자에게 백내장 수술을 해줬다. 2008년 쓰촨대지진 때는 당시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3000만 위안의 성금을 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중국삼성은 지난 5월 경제지인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와 연구기관인 ‘북경대학관리사례연구중심’이 공동으로 주관해 발표하는 ‘2011~2012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

삼성그룹은 현재 중국에 23개 계열사가 155개 거점에 진출해 있다. 이들 계열사는 올해 총 21억 달러 신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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