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만에 돌아온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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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촬영한 워싱턴DC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내부. 한쪽 벽에 태극기가 휘장처럼 걸려 있고 천장은 샹들리에로 장식되어 있다(위쪽 사진). 당시 찍은 공사관의 외관(가운데)과 나무에 가려진 현재 건물의 모습. [사진 문화재청]

대한제국 초대 황제 고종(1852~1919)이 자주외교의 기치를 내세운 공사관 그러나 5달러라는 헐값에 일본에 강제 매각된 비운의 건물.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102년 만에 한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김찬)과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은 21일 워싱턴 로간서클 역사지구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의 현 소유주인 미국인 티모시 L 젠킨스와 매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금액은 350만 달러다.

1882년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맺은 고종은 청나라.러시아.일본의 압박에 맞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1891년 11월 당시로는 거금인 2만5000달러의 내탕금(왕실자금)을 들여 이 건물을 구입했다.

당시 '대조선주차 미국화성돈 공사관(大朝鮮駐箚 美國華盛頓 公使館.화성돈은 워싱턴의 한자표기)'으로 불렸던 이 건물은 1905년까지 지금의 주미 한국 대사관 같은 용도로 사용됐다. 그러나 을사늑약 이후 강압에 의해 단돈 5달러에 소유권을 일본에 빼앗긴다.

한인 사회는 그 이전인 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건물을 되찾기 위한 모금운동을 펼쳤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올 2월 매입 주체를 문화유산국민신탁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건물주와 매입협상에 나서 계약을 성사시켰다. 문화재청은 연내에 이 건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전문가 검토와 한인 사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한국 전통문화 전시 및 홍보 공간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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